날이 좋던 늦봄의 풍경
연두를 가져온 봄
날씨예보가 이틀째 흐림과 비였다.
비는 땅을 살짝 적실 정도로 조금 내렸고 북풍이 불며 주말의 초여름 같은 더위를 물러나게 했다.
더 좋았던 건 대기가 무척이나 깨끗해져서 그 어느 날보다 눈에 담은 풍경이 설레게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봄에 피는 꽃만큼이나 봄의 연둣빛은 마음에 힘을
가져다준다. 생명이 햇살을 머금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어느새 눈앞은 온통 연둣빛이다.
봄의 햇살은 연두빛깔을 더 빛나게 해 준다.
햇살은 연약한 연두를 튼튼한 초록으로 만드는 중이다. 완연한 초록빛이 될 때쯤 태양은 더 뜨거워지고
뜨거운 태양은 초록의 잎을 알록달록하게 만들 것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삶이 이렇듯 한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고
그 변화는 언제나 기쁨이다.
마음의 멈춤
그 기쁨의 변화는 마음이 잠시 정지되어야 보인다.
마음의 멈춤은 참 어려운 일이다.
바쁘고, 뒤돌아볼 틈 없는 삶 안에서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일 자체가 어색하다.
삶의 달리기 속도가 모두 다르기에
내가 의미 있게 느끼는 것을 남들은 못 느낄 수도 있고, 남들이 환호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때가 있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그게 마음이라는 것이지만
내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들에는
잠시 마음을 정지시키고
그 장면들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
봄의 연두와 햇살의 따뜻함을
있는 그대로 가슴 가득 담고 싶다.
지금 나는 그것을 연습하는 중이다.
잠시 마음을 잘 멈추고
삶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순간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