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간
이상해, 쉼이 생기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
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혼자, 혼자, 혼자
혼자 있을 때 나는 다정하다.
<나의 해방 일지, 11화 중>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왜 좋아졌을까?
그 답을 나의 해방 일지에서 찾았다.
그렇다. 내가 나와 있을 때 다정해진다.
온화한 목소리로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며, 나를 지지하고, 격려했다.
어쩌면 아주 예전부터
다정하고 온화함을 나는 좋아했었는데
삶의 돌맹이들을 밟고 다니느라 잊고 있었던거다.
수년간 쉼 없이 치열하게 지내 온 시간들에서
나는 해방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 해방의 달콤함은 내가 나에게 주는 ‘다정함’
바쁨에 묻혀 매일을 나로 살고 있는 건지,
또 다른 나로 살고 있는 건지,
온통 뒤죽박죽 실타래처럼 엉키고 엉켜
어쩌면 나는 지금 번아웃 상태를
쉬히 지나온건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관계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먼저 다가가 시작을 열고,
하하호호 대화를 즐기던 내가
이제 혼자 있는 것이 편해졌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관계,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내가 없었다.
나를 찾지 않았다.
나를 돌볼 틈이 없었다.
수 많은 날들의 공적이고 사적인 대화들
그 대화들 안에서 나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육아를 하며 매 순간 다정하기는 어렵다.
혼자 커피를 마시며, 혼자 걷는 시간
마음껏 다정해지며, 나는 이제 알 것 같다.
제대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