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수업 성취감은 그 어떤 디저트보다 달콤하다.

교사의 일 순위는 수업이어야 한다.

by 심횬

20년쯤 뒤 나의 정년퇴직 날을 상상해본다.


올해 초 정년퇴직을 하신 선생님께서

손수 내려주셨던 맛있는 커피가 생각난다.

선배 선생님의 교사로서의 마지막 해,

마지막 달, 마지막 일주일을 맞이하는

마음은 어떨까? 어떤 기분일까?

시원섭섭하다는 뻔한 답이 아니라

나는 선배교사의 삶이 듣고 싶었다.


그 어렵다는 정년까지 고되고 힘든 교사로서의

시간을 어떻게 채우셨을까? 그 채움 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후배로서 한수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해의 나는 너무 바빴고,

따뜻한 커피를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하려던 찰나,

나를 찾는 전화에 불려 교무실로 내려가야 했다.

정말, 학교는 숨 쉴 틈이 없었다.


퇴임식에서 하신 말씀에 그 답이 있었다.

물론 그때의 느낌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3월 2일 아침 8시 30분에 해장국 집에서 해장술을 술잔에 채우고 여러분들을 위해 건배를 외치겠습니다. “

“위하여”


제2의 삶이 시작될 3월 2일이 되자,

아직 이곳에 있는 우리들을 위해

위하여”를 외쳐주신다니

막연한 나의 생각으로 선배님은

마지막 그날까지 위로와 응원이

필요했던 게 아녔을까?


퇴직의 시간까지 온 교사의 삶에서

기쁨과 벅참이라는 단어보다,

고뇌와 지침이라는 단어의 비중이

크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명예퇴직의 교사 수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요즘은 정년퇴직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

교직생활의 고충이 보이는 부분이다.


퇴직까지의 근무년수를 계산하며

한 해 한 해를 버티는 듯 보이는

선생님들도 주변에 보인다.


교사가 어떻게 하면 정년까지

기쁨과 벅참으로 지낼 수 있을까?


나는 사실 이러한 생각을 3년 전 복직을

앞두고 하게 되었다. 휴직하기 전 나의

교직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기에,

늘 뭔가 결핍된 느낌, 그리고 ‘교사’로서의

삶이 즐겁기보다는 그때는 미혼이었기에

교사로서의 시간 이외의 삶이 즐거웠다.

그렇게 보내온 나의 저 경력 시절의

교직생활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아쉬움이 가득한 시간들이다.


복직을 앞두고, 앞으로 남은 25년 정도의

교사로서의 삶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삶의 반은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데

그 시간들이 설렘과 기쁨으로

편안하고 즐겁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뜻이 맞는 선배교사와 깊은 대화를 하고

교사와 관련된 서적들을 읽으며,

내가 찾은 답은 이것이었다.


수업이 편안해져야 한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자.


교사의 본질은 수업이며, 아이들과 만나는 것에 있다.

그냥 만나는 만남이 아니라, 만남을 통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교사들이 성취감을 느끼며 하루를 마감하고 스스로 한 뼘 더 성장했다고 느낀다면, 오랫동안 교직에 몸을 담고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며 즐겁게 일하는 자세로 다른 사람도 감동시켜 거꾸로 조직에 엄청난 보상을 안겨줄 것이다.
[발췌] 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수업을 고민하기 시작하니, 내 수업의 지향점이

발견되고, 자연스럽게 수업의 방향이 잡히고

수업이 점점 편안해졌다. 물론 그 전보다 수업에

들이는 애씀의 시간이 많아졌다. 대신

수업을 하기 전 한 시간 혹은 두세 시간의 수업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신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수업을 진행하고 난 뒤

나에게 남는 성취감은 그 어떤 디저트보다 달콤하다.


우리는 학생들의 성장, 성취감, 동기 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부단히 애쓴다.

물론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교사 스스로의 성장, 성취감, 동기가 없이

그저 학생들만을 위해 전력으로 달린다면

끝까지 완주할 수 없을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교사로서의 삶은

교사의 성장, 성취감, 동기가 이끌어 줄 수 있다.


교사의 성장의 원동력은 수업이다.

언제나 어렵고 막막하고 힘든 수업이 원동력이라고

하니 마음이 답답해질 수도 있다.


수업을 고민하고, 내 수업의 지향점을 찾는 것,

우선 그것부터 해보자.


그 시작이 큰 이끎이 되어줄 것이다.


수업이 즐거워진다면 우리의 정년 퇴임식은

아마도 눈물바다가 될 것이다.

그 마지막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이들과 매년 함께 성장하는 기쁨으로

교사로서의 삶의 시간이 지나감이 아쉬운 날들이

반드시 올 것이다.


우리는 정년까지 수업에서 즐거움을 찾는 교사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행복한 교직생활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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