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일기, 이별하러 가는 일기

안녕, 반가웠어. 즐거웠어. 잘 가, 행복하고.

by 이지
32d1dfbef07349b5ee84dbc759411e61.jpg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별안간 우리는 헤어졌다. 그것도 하루아침에 말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한 사람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고 또 다른 사람은 머리가 터져라 몇 달 동안 고민한 결과였다. 누가 더 손해였냐고 묻는다면, 나는 머리가 터져라 고민한 입장인지라 내가 더 손해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상대방의 입장은 아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거 지금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숱한 기억들을 파헤치면 눈물이 난다. 그랬다면 헤어지지 않았을까. 내가 조금 더 참았으면 괜찮았을까. 이별을 말하지 않았다면 달라졌을까. 왜 내 곁엔 네가 없지. 수없이 생각했던 것 같다.


억겁같던 시간이 흘렀다. 잘 지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눈물이 날 때마다 울어버리지만, 그 약속을 떠올린다. 그 약속 때문인지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네가 없어선지 힘든 일을 견디는 건 이전보단 두 배는 더 힘들다.


2년간 끈끈해졌다고 생각한 관계는 전화 한 통으로도 끊길 수 있다. 아직 이어져 있는 마음을 잘라낸다는 건 살을 베고 뼈를 깎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픔에도 잘라낸 건, 이어져 있는 게 때로는 더 고통스럽기 때문. 순간 아프더라도 나중에 더 아프지 않기 위해서, 지금 끊어내고자 한 거다. 회피를 하는 상대방 대신 내가 먼저 용기를 냈다. 눈을 감고 붙잡아 보고 싶은 관계는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깨진 이유가 있는 법이다. 헤어진 이유를 굳이 찾지 않아도 서로는 알고 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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