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반가웠어. 즐거웠어. 잘 가, 행복하고.
별안간 우리는 헤어졌다. 그것도 하루아침에 말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한 사람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고 또 다른 사람은 머리가 터져라 몇 달 동안 고민한 결과였다. 누가 더 손해였냐고 묻는다면, 나는 머리가 터져라 고민한 입장인지라 내가 더 손해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상대방의 입장은 아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거 지금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숱한 기억들을 파헤치면 눈물이 난다. 그랬다면 헤어지지 않았을까. 내가 조금 더 참았으면 괜찮았을까. 이별을 말하지 않았다면 달라졌을까. 왜 내 곁엔 네가 없지. 수없이 생각했던 것 같다.
억겁같던 시간이 흘렀다. 잘 지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눈물이 날 때마다 울어버리지만, 그 약속을 떠올린다. 그 약속 때문인지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네가 없어선지 힘든 일을 견디는 건 이전보단 두 배는 더 힘들다.
2년간 끈끈해졌다고 생각한 관계는 전화 한 통으로도 끊길 수 있다. 아직 이어져 있는 마음을 잘라낸다는 건 살을 베고 뼈를 깎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픔에도 잘라낸 건, 이어져 있는 게 때로는 더 고통스럽기 때문. 순간 아프더라도 나중에 더 아프지 않기 위해서, 지금 끊어내고자 한 거다. 회피를 하는 상대방 대신 내가 먼저 용기를 냈다. 눈을 감고 붙잡아 보고 싶은 관계는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깨진 이유가 있는 법이다. 헤어진 이유를 굳이 찾지 않아도 서로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