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
쉰=열의 다섯 배가 되는 수.
쉬흔=쉰의 방언(경기, 충청, 경북).
어떤 단어를 사용하셨나요?
입말로는 ‘쉰’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막상 문자로 쓰려니 ‘쉬흔’이라는 말도 상당히 익숙해
어떤 게 맞나… 싶은 생각에 검색해 보니 위와 같이 나왔습니다.
쉰이 쉬흔의 줄임말인가…라고도 생각했었거든요.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표준말인 줄 알고 있는 충청도 사투리가 일상에서 가끔 등장합니다.
‘기야?’라는 것도 그중 하나인데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물론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래전에는 상당히 자주 사용하던 말이었습니다. 서울로 이사 와서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야?’라는 말에 친구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던 기억이 여러 번 있습니다.
생각난 김에 검색해 보니
기야=‘그래?’의 충청도 사투리라고 하네요. 상대방의 말을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고.
기야를 검색했을 뿐인데, 설명에 알아서 물음표가 붙네요… 신기해라.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무언가 매콤한, 사실 그보다는 확실하게 떡볶이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기분 같아서는 매운 엽기떡볶이를 한 그릇 먹어야 할 듯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뒤처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양도 많고 굵은 고춧가루도 많이 들어가 설거지하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지 않거든요. 혼자 있을 때는 불가.
어쨌든 떡 외에도 다른 재료들이 가득 든 떡볶이를 사다가 배가 터지게 먹었습니다.
채식을 시작한 후 먹지 않는 순대까지 들어 있어서 들깨가루(좋아해요!)가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 맛있었지만… 너무 달더라구요.
요즘 바깥 음식은 왜 그렇게 단지… 정말 너무 달아 먹고 나면 맛있다는 생각보다 개운하지 않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하지만 2인분 같은 1인분을 모조리 먹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배가 불러 혼났답니다.
어쨌든 그렇게 떡볶이로 저녁을 배불리 먹고, 펜트하우스 마지막 회를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식과 돈을 위해 그렇게 사람이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선인과 악인을 떠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 부족해서, 아쉬워서, 영광을 이어가고 싶어서, 자식들의 더 나은 내일(너무 상투적이지만)을 위해, 대리만족을 위해 애를 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단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소유물이 남들 것보다 빛나 보이고, 좋아 보이고 싶은 욕망이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는.
물론 드라마이니만큼 극대화된 감정과 상황이겠지만, 보여지는 인물의 단면들이 모두 지금을 함께 살고 있는 인물들의 부분적인 모습들이라는 생각에 참 무섭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ㅋ불현듯 그들이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
그런데 이게 시즌3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하 참… 사람들이 어디까지 더 갈 수가 있나…
시즌2의 마지막 회였던 금요일에는 두 명이 새롭게 등장하고, 사람이 또 하나 죽어나가고, 또다시 한 명은 오열하고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보고 있는 제가 한심하면서도, 보는 동안은 딴생각 안 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시즌2 중초반부터 열심히 봤답니다.
그리고 토요일은 완전한 소비의 날이었습니다.
작정하고 엄마를 바깥에서 만나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매니큐어를 사고, 칼을 두 개나 사고,
채반(? 면이나 채소 물 빼는 것)도 사고, 지갑 사려고 엄청 구경 다니고, 구경만 하고…
드라이기를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결국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마지막으로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백화점을 빠져나왔습니다.
네, 맞습니다. 아마도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필요해서 사는 것인지, 카드를 긁기 위해 사는 것인지, 손님이 되기 위해 사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꼭 필요한 물건들이라고 마음으로 되뇝니다.
하지만 비싼 물건에는 카드를 꺼내지 못합니다.
그나저나 정말 칼은 어디에, 언제 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하.
매주 기분 좋게 찾아와 주는 비가 오늘도 많이, 꽤나 차갑게 내렸습니다.
일요일, 다음 한 주가 부디 기분과 마음이 말끔한 하루가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내일은 출근을 해야 하는데, 토요일이 끝나간다는 것이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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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링 할 때 #첫 번째, #두 번째라는 식으로 순서를 제목에 붙여 발송했는데, 이 글이 50번째 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