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4
“앉아있으면 꽃이 팡팡 튀어요.”
지난 목요일 저녁 퇴근길, 점심시간에도 열리지 않았던 꽃이 몇 송이 열린 것을 발견하고
사진을 한 장 찍는데 보안실 선생님께서 작은 창을 열고 저에게 전한 문장입니다.
모든 사람이 시인입니다.
날이 유난히 따뜻했던 것 같습니다.
무심하게도 시작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목련은 어느새 꽃잎을 떨구는 중이고,
주말에 예정되어 있는 비에 벚꽃 잎이 피자마자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되던 한 주의 끝자락입니다.
토요일은 참 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미용실에 가기 위해 두 대의 지하철 이용, 엄마집으로 가기 위해 두 대의 버스 이용,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두 대의 버스 이용이 이어지는데,
어쩜 그렇게 타이밍 딱딱 맞춰 차들이 도착하던지요.
시간을 확인하면 와- 타이밍보소! 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적절하게 지하철과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버스를 갈아타고 알아차렸습니다.
모든 탑승에 대기 시간이 5-8분은 있었다는 것을요.
특별히 지체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날들, 다른 순간들과 대기시간이 큰 차이 없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오늘 일 생각 안 하고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삼자,라고 마음먹은 이후 매 순간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요.
몇 분씩 정류장에 서 있는 시간도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잠시잠깐 멍 때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는 것을요.
작은 순간들도 마음먹기 나름인 것을요.
반대로 모든 것들이 조금씩 엇나가서 지지리도 운이 없는 날이라고 생각되는 날이 있겠지요.
매 순간 종종거리고,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다른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이것저것 그리고 또 저것을 오늘 내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숨을 몰아쉬며 지나 보낸 시간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월요일이 시작되면 다시 그런 저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오랜 시간 도전을 그것도 음식과 운동에 대한 도전을 하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그 노력 끝의 마음과 모습이 사뭇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우리의 오프라인 만남이 기대됩니다.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