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디너리페이퍼 Oct 27. 2024

의식의 흐름

2021년 3월 #3

오늘은 바람이 참 많은 날이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동네에는 짧은 비에 더해 토도독 우박까지 잠깐 내렸습니다. 

창 밖으로 박자도 방향도 제멋대로인 바람 부는 소리와 이따금 오래된 창틀이 살짝 덜컹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립니다.

어렸을 적에는 예기치 않은 창문 흔들리는 소리를 참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습니다.

알거든요, 저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를 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무서워하던 것을 이제는 무서워하지 않는 중에 하나가 천둥소리와 번개입니다. 

비록 거세게(꽤 거세게, 저 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들이 놀랄 정도?ㅎ) 깜짝 놀라기는 하지만 역시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

알지 못해서 무서워하지 않는 것과 알아서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신기하지요.

알지 못해서 무서워하는 것과 알아서 무서워하는 것, 반대도 성립합니다.

결국 컨트롤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대상은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어려울지언정.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대상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현상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기는 합니다만.

그리고 보면, 세상에는 참 많은 예외와 변수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또 재미있기도 합니다. 

설레기도 하고, 그것이 지나치면 심신이 휘둘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화로운 휴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외부 일을 토요일에 하루종일 해야 해서 이번 주말에는 엄마집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온전히 저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화로운 여유와 청소와 약간의 생산성을 위한, 그리고 저를 위해 불을 피워 식사를 준비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배 터지게… 

그런 주말, 하루, 휴식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 하루를 보내셨는지요.

그러고 보니, 오프라인 방문을 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3월은 훌쩍 가고 있고, 4월이 오는 대로 날을 잡아 문을 두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


이전 14화 나이 든 소녀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