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
2020년 4월 18일 토요일, 나래에게 보내는 편지 #첫 번째
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4월 17일은 딱 365일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토요일 오프라인 모임을 핑계로 한 주를 건너뛰었더니 이번이 쉰한 번째네요.
맞춤 메뉴로 준비해 주신 그날의 배려 돋는 감동적인 식탁이,
특히 가지피자가 유난히 거의 하루에 한 번씩은 생각이 납니다.
나도 꼭 해 먹어 봐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중 예기치 않은 쉰 번째 메일에 대한 회신을 받고, 연달아 깜짝 선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답니다.
파도를 맞으며 살고 있지만,
물아래 잠겨 허우적거리는 때가 있지만
수면 위에 올라서 햇빛과 공기를 느끼는 즐거움의 순간이 있다는 것이 반갑습니다.
그리고 저의 편지가 작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기쁩니다.
편지를 쓰면서, 또 이따금 답신을 받으면서 저 또한 위로를 받는답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한 주는 체력적으로도 참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갑갑한 물속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잠이 많은 편인데 한 3일은 하루 3시간 내외로 잔 것 같습니다.
잠이 들어도 선잠이라 계속해서 머리가 시끄럽구요.
그러다가 목요일에는 거의 기절하다 싶게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아, 다음 한 주도 그런 상태가 이어지리라는 예감입니다.
균형, 포기, 보호, 자립, 역량, 발전, 여유, 평화, 범위, 관계, 적정, 적당, 원칙, 타협, 인정…
등의 단어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시간이고, 마음이 심란해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나아지겠지, 나아질 거야를 끊임없이 되뇌지만 해결하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일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 자신만의 일이 아니라 더 그렇겠지요.
말을 어떻게 정리해얄지 몰라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무거운 공기를 전달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이렇게 애매하고 무책임하게 풀어놓아 미안하지만,
글자로 남긴다는 것이 결국 누군가를 탓하는 것 같아 이만 줄여얄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춥습니다.
부디,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