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① 현재] 일은 날 별로 화나게 하지 않아

브랜드 오너 하드: 회사를 나가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될까?

by 코코넛 노무사




<다들 잘 살고 있다는 말의 뜻>

네 번째 인터뷰


브랜드 오너 하드

회사를 나가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될까?

브랜딩 / 1인 사업자 / 직업전환








브랜드 오너, 제휴 마케터, 소설가.

하드의 1만 시간은 언제나 즐거움과 단순함으로 이어져 있다.


직업을 바꾸는 결정, 브랜드 운영 철학, 그리고 앞으로 그려가고 싶은 미래까지.

그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가 궁금해 하드를 만났다.








*솔직한 인터뷰와 아직 첫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회사와 인물명은 닉네임으로 대체합니다*









코코넛: 하드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하드: 저는 음, 뭐라고 말해야 하지? 저는 패브릭 소품 구멍가게(이하, ‘F’ )와 액세서리 디자이너 브랜드(이하, ‘A’ )를 운영하고 있는 하드입니다. 소설을 쓰는 게 취미고, 그리고 요즘은 일본어를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어 시험 합격하는 게 요즘 제 목표고요. 새로운 사실은 인생 처음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코코넛:내 집 마련했다고 써도 돼요?

하드: 그럼요. 그럼요. 올해는 아주 큰 사건이 많았어. 서른 살 이후에 진짜 일이 많았죠.








코코넛: 본인과 지금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요?

하드: 일단 저 F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제외하고. A는 조금 클래식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지향하는데 저는 평소 전혀 다른 스타일을 추구해서 제가 판매하는 제품 착용은 거의 안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머리도 짧으니까 헤어 제품도 안 하는데, 보는 건 또 너무 좋아합니다.



코코넛: 회사는 공식적으로 세금이나 매출 같은 숫자로 말해요. 브랜드는 온라인몰을 통해 그래픽으로 이야기하고, 하드님 개인적으로는 취미로 글을 쓰고 있어요.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에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드: 글! 왜냐하면 제품 설명 쓰는 걸 제일 좋아해요. 제품 질감이 어떤지, 사이즈는 어느 정도고 몇 번 감을 수 있는지 뭐 이런 걸 생각해 보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게 제일 재밌어요. 숫자가 제일 약한 것 같아요. 그래픽은 그래도 글도 따로 들어가고 사진이 예쁘면 잘 되는 경우가 있는데 숫자는 정답이 있으니까. 저는 정답을 잘 못 맞춰서요.



코코넛: 일할 때 가장 빛을 발하는 본인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해요?

하드: 저는 눈썰미가 좋아요. 그래서 검수를 잘하고, 오타도 잘 발견해요. 우리 첫 회사 다닐 때도 팀장님이 메일 보내기 전에 저한테 항상 먼저 보여줬었어요. 검토하라고. 그리고 무언가가 꼼꼼하게 딱 됐을 때 희열을 느껴요.



코코넛: 그럼, 일과는 별개로,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본인의 성격이나 모습은 무엇인가요?

하드: 좋아하는 모습은 성격이 심플한 거요. 예를 들어, 누가 나한테 기분 나쁘게 어떤 행동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을 때 기분이 엄청나게 상했었어도 상대방이 “미안해.” 한마디하면 바로 풀리거든요. 근데 사과받아도 안 풀리는 사람도 있잖아요. 근데 저는 진짜 말로만 그런 게 아니라 진심으로 풀려서 저 자신한테 너무 좋은 거예요. 심리적으로. 이게 회사 생활에도 적용이 되려나 싶은데 우선 심플한 게 제일 장점이에요.



코코넛: 심플한 게 자체가 그냥 일할 때의 좋은 점도 될 수 있지 않아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좀 덜 받을 수도 있는 거고.

하드: 맞아. 그리고 직원이랑 다투어도 그 직원이 사과하면 바로 풀려서 뒤끝이 없어요. 의식하고 뒤끝이 없는 게 아니라 진짜 진심으로 마음에서 지워버려. 그게 엄청 편한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없어서.



코코넛: 부럽습니다. 우리 중 유일한 사장님이시다 보니 사업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을 안 물어볼 수가 없어요. 여유, 자아실현, 사회적 명예 중 어떤 게 제일 만족스러워요?

하드: 솔직히 사회적 명예는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도 저를 사장님이라고 잘 안 불러요. 도매시장 같은 데 가면 그냥 언니라고 하지, 사장님이라고는 안 하거든. 명예라는 게 결국 자기 스스로 그렇게 느껴야 하는 건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오히려 오글거려요. 그래서 명예는 없는 것 같고, 자아실현과 여유가 제일 큰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자아실현이 제일 커요.



코코넛: 이건 차이님이 물어봐달라고 한 질문이에요. 본인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과 시장에서 잘 팔릴 것 같은 아이템이 다를 때, 어떤 쪽을 선택하세요?

하드: 이거 진짜 어려워서 계속 생각했는데. 내가 좋다고 생각한 거를 가져와서 파니까 나랑 비슷한 사람이 내 고객이 될 수밖에 없긴 해. 그래서 내가 좋다고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고객들도 좋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아. 그런데 가끔가다 ‘이걸 왜 사지? 이게 왜 잘 되지?’ 싶은 제품도 있어요. 원인을 찾아보려 해도 명확한 답이 없잖아요. 그럴 때는 그냥 잘 팔리는 걸 따라가요.

아, 그건 있었어요. 우리가 디스코 핀을 제작해서 팔았는데, 이게 그렇게 잘될 줄 몰랐는데 엄청 잘 팔리는 거예요. 그래서 진주도 박아보고 큐빅도 박아보고 베리에이션을 많이 줘 봤는데 계속 잘 되더라구요. 디스코 핀은 원래 우리가 추구하던 클래식 이미지랑 완전히 다르잖아요. 근데 잘 되는 걸 보고 이게 우리 추구미는 아니지만 갖고 가보자 이렇게 하면서 하나의 시그니처 아이템이 됐거든. 그런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코코넛: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트렌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안 하드님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고, 초기 고객들도 함께 나이가 들었을 텐데요. 이런 변화를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스테디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편인가요?

하드: 이것도 큰 고민 포인트였어요. 전에 A에서 금제품을 판매해 보려고 했었거든요. 제 시선에서는 3040고객은 금을 많이 소비한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그렇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시도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원래는 2030 대상으로 금 액세서리를 팔았는데 잘 안됐어요. 그 나이대는 구매력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차라리 은을 주로 샀어요. 그래서 3040을 위한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자 했는데, 금은 일단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요. 샘플을 준비하려면 직접 금을 사야 하고, 게다가 금값이 오를 때 시도해서 부담이 컸죠. 은은 50만원만 있어도 여러 샘플을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일부는 버릴 수도 있는데 금은 딱 필요한 것만 사야 하고 실패가 허용되지 않아요. 가격 변동성도 너무 크다 보니 결국 접게 됐죠. 근데 질문이 뭐였죠? 미안해.



코코넛: 브랜드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고, 고객층도 나이가 들었고, 본인도 변했는데 그 균형을 어떻게 조율하냐는 거였어요.

하드: 그래서 우리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만들었어요. 처음부터 A가 20대 후반을 타겟으로 했던 건 아니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 고객에서 먼저 반응이 왔거든요. 1020이 주로 사용하는 전자상거래 몰에서 갑자기 터졌죠. 그런데 거기에 맞추자니 브랜드가 너무 저렴해지는 거예요. 약간 박리다매 느낌이고 신기했던 건, 거기서는 고퀄리티 사진보다 그냥 일상적이고 투박한 사진이 훨씬 인기가 많더라고요.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방향과는 달랐어요. 그래서 특정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그 사람이 이 제품을 쓸까?’라는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코코넛: 결국 조정을 하기는 했네요. 알고리즘에 끌려가기보단, 스스로 방향을 잡았고요.

하드: 맞아요. 실제로 플리마켓에 나가면 “너무 젊은 느낌이네.” 하고 그냥 지나가는 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특정타깃을 명확히 잡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꾸준히 유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코코넛: 그럼 기존 고객이 이탈하기도 했겠어요. 진짜 저도 예전에 A에서 금 피어싱을 샀었는데, 사이트 가보니 없더라구요.

하드: 네, 금은 싹 다 정리했어요. 너무 어려워요.



코코넛: 하드님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직장인이 아니라 본인이 일하는 만큼 버는 사업주가 되었잖아요. 예전처럼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나요?

하드: 솔직히 직장인일 때도 솔직히 일과 삶을 완전히 분리하지는 못하고 퇴근하고 마음 한편에 남아 있잖아. 가장 큰 차이는 그거 같아요. ‘이게 내 일인지 남의 일인지’. 직장인일 때는 남의 일을 내가 하고 있는 거니까 한 발짝 떨어져서 볼 수가 있는데 이제는 전부 다 내 일이니까. 이것도 내가, 저것도 내가 해야 하고 내가 누구한테 시킬 수가 없어요.

근데 분리가 안 되는 게 무조건 싫냐? 그건 아니에요. 좋아. 내가 진짜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고 있다면은 싫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아니라서 좋아요. 첫 회사에서 일할 때도 어디서 우리 콘텐츠 나오면 기분 좋았던 그런 기억이 있잖아요. 그냥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분리가 안 된다고 싫지가 않아요. 또 생각난 게 이럴 수 있는 이유는 상사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상사한테 자꾸 연락이 와서 억지로 하게 되는 그 상황이 싫었던 건데 근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코코넛: 담백한 성격이라고 해도 감정의 희로애락이 아예 없지는 않을 텐데. 그러면 그 감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일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하드: 일은 별로 날 화나게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애초에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은 좀 걸렸어요. 예전에는 CS도 제가 하다 보니까 싫은 소리를 들으면 그게 하루 종일 남아 있었어요. 근데 이제는 그냥 약간 AI처럼 대답하고, 그 사람도 그냥 그날 기분이 안 좋았겠거니 하면서 넘어가는 유연함이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완전 일희일비 쩔었는데 지금은 이제 약간 초연해진 거죠.



코코넛: 칠 년차 쯤 되니 다르네요.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은 무엇인가요?

하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소설 쓰기예요.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불면증에 걸린 적이 있어요. 진짜 쓸데없어서 다음 날이면 기억도 안 나는 그런 생각들이 너무 괴로웠는데 소설을 쓰려면 인물이랑 상황이랑 그 얘기를 생각해야 되잖아. 소설을 쓰기 시작하니까 생각이 거기로 모이더라고요. 친구 한 명도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였을 때 블로그를 하면서 없어졌대요. 그 친구가 인풋만 너무 있으면 안 되고 아웃풋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그 아웃풋이 소설인 것 같아요. 잡생각도 많이 줄어들고 그렇게 됐어요.



코코넛: 사업주로서 타인의 생계를 책임지고, 월급도 받는 게 아니라 주는 입장이 되었는데, 이걸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하드: 있죠. 직원일 때는 월급은 그냥 당연히 받는 거고, 커피 머신, 토스터기 같은 것도 복지 같으니까, 사무실에 있으면 좋겠고 그랬거든요. 저도 간식 좀 다양하게 주지 이러던 직장인이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하나 다 비용으로 느껴져요. 또 직원들도 오래 일했으니까, 월급도 올려줘야 하고 팝업이나 행사하면 수당 챙겨줘야 하고, 퇴사할 수도 있으니까, 퇴직금도 잘 모아놓아야 하고. 이런 거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쓰여요. 월급 받을 때는 월급이 안 들어올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잖아요. 이제는 이거 얼마지 뭐 이런 생각을 계속할 수밖에 없으니까. 월급 받는 게 행복한 것 같아요.



코코넛: 우리가 사회에 나온 지 벌써 칠 년이 되었어요. 지금 인생의 어느 단계쯤에 있는 것 같아요?

하드: 위치. 시작 단계 아닐까? 아직도 너무 모르는 게 많고, 그리고 회사 다니는 친구들도 만나보면 자기가 하는 분야는 잘 아는데 다른 분야는 전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대출도 인생에서 처음 받아보고 집 보러 가는 것도 너무 처음이고, 어른들한테 다 물어보면서 하거든요. 이럴 때는 아직도 나는 애구나 생각하게 돼요.



코코넛: 지금 삶에 대한 만족도는 어때요?

하드: 육십 퍼센트?



코코넛: 더 만족할 줄 알았어.

하드: 최근에 만족도가 좀 떨어졌어요. 최근 A 일을 줄이면서 소득이 줄었잖아. 그래서 만족도가 좀 떨어졌어요. 그전에는 완전 만족했지. 돈이 좀 좌지우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이제 F가 잘 되면 만족도가 올라가겠지? 아직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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