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거사를 도모하려면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천(天)
지(地)
인(人)
미리 정한 거사일에 딱 맞춰 하루 종일 비를 뿌려주니 천시(天時)를 얻었고,
집과 가까운 곳에 거사 장소를 구하니 지리(地利)를 얻었다 할 것이며,
한날한시에 죽을 정도의 의리는 없으나 와인에 환장한 친구들을 구했으니 인화(人和)를 얻은셈이다.
이렇게 완벽한 오늘.
물론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뒷마당에서
천하를 도모하자며 검을 맞대는 일은 없겠지만
훗날 한날한시에 죽자고 결의할 일도 없을테지만,
끊이지 않는 소소한 수다는 삶을 지지해 주는 견고한
받침목이 되어줄 테고,
폭우가 쏟아질 때 창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잔을 기울이는 시간은 이다음을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되어주겠지.
이윽고 자리가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오면
우리는 거나하게 취해 비틀대고 흔들리겠지만
우리는 오늘의 기억으로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겠지.
이렇게 완벽한 오늘.
비싸고 좋은 와인들을 따는 날이라 좋은 것도 있지만, 비싸고 좋은 와인을
좋은 날,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것이리라.
나의 주우(酒友)들이 나의 우주(宇宙)다.
*회사 째고 낮술 마신다는 한 문장을 최대한 길게 써보았습니다 :) 행복한 주말들 보내시길.
그럼 이만, 삼만, 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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