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꼭 다시 내게 와주라
겨울,
시린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봄,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더라
개울가 징검다리 건너듯 쌀쌀하고 따뜻한 나날을 번갈아 보내다 보니 그 징검다리처럼 봄은 또 왜 그리 짧은지
여름, 어느새 그 푸르름이 싱그럽더라
푹푹 찌는 날 깨금발을 뛰며 술레를 잡으러 다니듯 그늘만을 찾아다니다,
장대비 내리는 날엔 가방 안에 옷과 운동화를 담아 반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거칠 것 없이 다녔더니
가을, 마침내 네가 오더라
얇은 점퍼를 입었다 경량 패딩을 입었다 혼란스러운 요즘이지만 나는 네가 참 좋더라
내가 너의 품에서 태어나서 그런가
나는 네가 참 좋더라
앞으로 몇 번을 더 볼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매년 나는 너를 기다릴 테니
호호 손을 부는 계절이 지나고 따뜻함과 쌀쌀함의 봄이 지나고 또, 온통 푸름이 가득한 여름이 지나면.,
꼭 다시 내게 와주라
가을, 나는 네가 참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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