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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May 09. 2024

13. 인터뷰(6)

알바_자멸로 이끄는

- 또각또각


문이 열리는 진동음 뒤에 들려온,

남자가 바로 뒤를 돌아보게 만든 소리는

하이힐 소리였다.


조용하던 방안에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리자

앉아 있던 남자가 자동반사처럼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소파 뒤쪽 벽의 한 부분이

칼로 오려낸 것처럼 뚫려있었고,

그 아치형 공간을 뒤로하고

한 여자가 남자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30대 중반?

40대 초반?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화이트 셔츠

버건디 컬러의 정장 바지

검정 힐슈즈


어느 것 하나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았고

어느 것 하나 어울리지 않는 게 없었다.

완벽한 착장이었다.


- 또각또각


하이힐이 바닥에 닿으며 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온다.

여자의 얼굴이 조금 더 자세히 보인다.


매력적이다.


예쁜 것보다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매력적이라는 말이

여자와 가장 어울린다.


다른 미사여구를 더 사용하고 싶지만

오히려 그 미사여구로 인해

여자의 매력이 한정될 것 같은 느낌이다.


과하지 않은 화장과

심플하게 뒤로 묶은 헤어스타일이

여자의 나이를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둘 다 여자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다 묶이지 않은 밝은 갈색의 앞 머리 일부가

얼굴의 양옆에서 자연스럽게 흔들린다.

그리고 이 모습이 여자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남자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녹색 벨벳소파와 여자의 버건디 바지가

무척이나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좀 전까지 어둡다는 느낌을 주던 방안이

여자의 등장으로 반전되었다.


이제 방안은 전혀 어둡지 않았다.



- 안녕하세요. 샤크컨설팅 대표 이진경입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여자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으라면

정확히 이 목소리일 거라고 남자는 확신했다.


- 아... 네... 반갑습니다..


여자가 내민 오른손을 바라보며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남자다.


 - 악수... 싫어하세요?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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