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있는 시간, B.C.와 A.D.

샌디에고의 어제와 오늘

by 김 스텔라


Before & After .

B.C.를 패러디 해서 Before Corona라고 할 만큼 코로나19 의 전과 후는 판이하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캘리포니아 봉쇄령이 풀린 가운데 그동안 가장 가고 싶었던 샌디에고 에 다녀왔다.

확 트인 태평양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되고 투어가 아닌 여행이라 마음이 가벼웠다.

다른 일상과 마찬가지로 B.C.에 가까이 있었던 좋은 것들에 대한 추억으로 샌디에고를 다시 찾는 마음은 설레었다.


IMG_1715.jpg 샌디에고 코로나도 비치
IMG_1686.jpg 포인트 로마 타이드 풀

자연은 그대로 있는데 우리는 변했다.

붐비던 거리는 활기를 잃고, 가족단위로 바닷가를 찾은 사람들만 해변과 산책로에 드문드문 모여 있었다.

보통 12시간이 소요되던 투어와는 달리 여유 있게 가던 코스를 돌았는데도 10시간으로 충분했다.

올드타운의 알록달록한 가게들과 멕시코 전통 공연을 하던 소리는 그치고

어쩌면 원래 올드타운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고요함이 넓은 광장을 덮고 있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발보아팍 이었다. 언제나 음악과 사람의 물결이 넘치던 곳이 조용~

'처음'이라는 단어가 실감이 났다. 처음으로 공원의 정원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다.

때로는 사라지면 보이는게 있나 보다.


IMG_1810 2.jpg 발보아 팍
IMG_5362.jpg 코로나도 호텔

투어 코스 중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곳은 코로나도호텔 이었다.

1888년에 문을 연 이래, 132년 만에 처음으로 호텔문을 닫는다는 공고가 호텔 입구에 붙어 있었다.

오른쪽 해변에서 인적이 끊긴 유서 깊고 품위 있는 호텔을 바라보니 슬펐다.

연한이 다 되어서 물러가는 것들에게는 책임을 다한 데서 오는 만족이 있고 보내는 쪽에서도 경의를 표하게 되지만 이렇게 아직 한창의 때에 환경에 의해 활동이 정지되어 있는 호텔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일어났나 보다.

지금 우리가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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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을 밝혔던 시내가 어두워져서 아름다웠던 야경도 사라졌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스페인이 시작한 도시, 샌디에고의 어둠을 보면서

텅 빈 엘에이 국제공항을 볼 때 처럼 우리는 지금 역사의 한 기점을 경험하고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지난 1999년 12월 31일, 2000년을 맞던 마지막 시간에는 두 번째 밀레니엄을 경험한 사람이 이제껏 살아온 인류 중에 몇이나 되겠느냐고 좋아했던 적도 있었다.


B.C.의 끝은 곧 A.D.의 시작이고 A.D.에 살고 있기에 B.C.를 구분한다.

그래서 지금도 Before Corona에 그랬던 것처럼 Always Dream 을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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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안에 'Black Lives Matter' 이 밝혀져 있다.

인종 갈등이 비교적 없는 건강한 도시 샌디에고도 '지금 우리가 있는 곳' 이었다.

사랑과 화합이 이 도시에 다시 환한 불빛을 가져다 주리라 믿으며 보고 싶었던 샌디에고와 다음을 기약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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