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이

시선의 사이. 간격

by 최다온

지난 9월 [엘리스 달튼 브라운 회고전 : 잠시, 그리고 영원히] 전시에 다녀왔다.

시선이 머무르게 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많았다.


아래 그림의 제목은 [공간 사이]였다.

잠시 멈춰 다양한 생각을 했다.




보이는 면이 다르고 두 집 사이 공간이 있다.

닿을 듯 가깝지만, 분명 틈이 있다.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빛이 머물며

보이지 않는 시간이 흐른다.

지나온 계절과 쌓여온 시간,

그리고 서로를 향한 시선이 담겨 있다.


사이는 단지 비어있는 구멍이 아니라,

관계가 숨을 쉬는 자리 같다.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고, 너무 멀면 닿을 수 없다.

달튼은 그 적당한 간격을 조용한 풍경 속에 눌러 담은 것 같다.


'공간 사이'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

나 자신과의 사이를 비추는 거울 같다.

텅 빈 듯 하지만 그 안에 수많은 감정과 질문이 숨어 있고, 비어 있기에 더 많이 담을 수 있다.



서로가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마음이 머무는 곳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오해가 생기고, 때로는 이해가 깊어지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그렇다.

그 미세한 시선의 간격을 서로 조율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완벽한 것은 없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각자의 시선을 존중하며

그 거리와 간격의 의미를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나와 누군가의 사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틈에 대해 생각해 본다.

너무 좁지도, 너무 넓지도 않게

적당한 숨이 오가는 거리를 가지면 좋겠다.


자꾸 가까워지려고만 하는 무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무언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 걸음을 지켜내고 싶다.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평화롭고 조용하게 나의 길을 가고 싶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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