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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ㅅㄱ Nov 17. 2024

가을 2.

시 끄적거리다.

짙은 청록의 파릇함은

생기 빠진 푸석한 갈색으로 물들어

가지 끝 위태위태 매달려 있다

귓가에 스치는 산들바람에도

대롱대롱 아슬아슬하다


꽃봉오리 활짝 못 피운 아쉬움일까

튼실한 열매 맺지 못한 부족함일까

떨어져 버리면 또 그런대로 살아갈 것인데...


한여름밤 뜨거움에 잠 못 이루듯

애절한 사랑 못한 서운함일까

추운 겨울날 포근히 잡아 줄

손 놓쳐버린 그리움일까

잊어버리면 또 그런대로 살아갈 것인데...


가슴속 뭐가 들었길래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멀어지면 멀어진 대로

가버리면 되는 걸

놓으려 하지 않을까


마지막 가을 떨어지면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가슴이 아리다

가을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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