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내리락하는 하루의 물결 속,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해 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땐 별일 없었다.
창문 사이로 흘러드는 햇빛도 적당했고, 창밖 하늘은 파랗기만 했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점심 무렵, 이유 없이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다.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가 마음에 오래 걸려서, 그 뒤로는 사소한 것들도 전부 날 거슬리게 했다.
감정이란 참 이상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한순간 마음 한가운데 돌멩이 하나 툭 던져지면
파동이 번지듯 하루의 공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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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답장이 예상보다 늦게 왔을 때.
내가 한 말을 대충 흘려듣는 것 같은 표정을 봤을 때.
반대로,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짧은 문장을 받았을 때.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 작은 계기로 오르락내리락한다.
파도처럼, 한 번 밀려오면 잠시 머물다 다시 빠져나가고,
어쩌면 또 다른 파도가 금세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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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호르몬이나 피로 때문일 때도 있고,
어쩔 땐 기대했던 것과 다른 현실이 마음을 건드릴 때도 있다.
날씨, 목소리 톤, 그날의 공기 같은 사소한 환경도 한몫한다.
알고 보면, 감정기복은 단순히 ‘예민해서’가 아니라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의 결과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바라보고, 많이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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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산책을 나가거나,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이어폰에 꽂고 들으면,
파도는 조금 잦아든다.
혹은 조용히 노트에 지금의 감정을 적어본다.
글로 꺼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이것도 나의 일부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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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쉽게 출렁인다는 건,
그만큼 내가 세상에 열린 사람이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기쁨에도, 서운함에도, 사랑에도
다 깊이 반응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선물이다.
오늘의 파도는 내일 잔잔해질 수도 있고,
또 다른 모양으로 찾아올 수도 있다.
어떤 모양이든, 나는 그 물결 위에서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연습을 할 것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파도를 건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