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빛나서, 오래 머문 것뿐이야

다정함이란, 나를 바라보는 네 눈을 따라 나도 나를 바라보게 되는 일

by 서담

가끔은 생각해.

그 사람을 처음 좋아하게 되었던 순간,

그 이유가 정말 ‘이상형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저…

빛나고 있었으니까.

누구보다 찬란하게, 누구보다 서툴게.

그래서 더 눈길이 오래 머물렀고,

그게 끝인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내가 보내는 그 눈길을, 시선을,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던 감정까지 다 알아봐 줬다.


그것만으로도 이상한 위로였다.

나는 그냥 바라봤을 뿐인데

그 사람이 내게

“당신도 그렇게 예쁜 사람이다”라고 말해준 것만 같아서.


사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할 만큼 예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준 것만으로

나는 나를 다시 보게 됐다.


그 사람의 진심이,

그 사람의 다정한 감정이,

그 사람의 사랑이 나에게 흘러들어올 때마다

내 안에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너를 바라본 게 아니라

너의 빛이 먼저 나에게 닿았던 건 아닐까.


너를 바라보며 나를 알게 됐다.

너를 좋아하며 나를 좋아하게 됐다.


어쩌면

네가 빛나서 눈길이 오래 머문 게 아니라,

그 빛이 너무 따뜻해서

그 안에 있는 내가, 처음으로 나를 봤던 건지도 모르겠어.


빛나는 너를 바라봤던 것뿐인데,

사실 나에게도 그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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