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지만, 서로 너무 몰랐던 시절에 대해
To. 아직도 내 마음을 몰랐던 너에게
나를 당연하게 여기는 그 마음을 이해받고 싶었어.
그래서 너에게 몇 시간을 들여,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차근차근 설명했던 날이 있었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다해 이야기했는데
넌 결국,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여?”라는 말로 내 마음을 되돌려줬어.
나는 너무 답답했어.
감정을 표현하는 것조차 방어로 받아들이는 너를 보며
어느 순간, ‘아, 나를 더는 사랑하지 않나 보다’ 하고 체념했었어.
나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그 말이,
그 사람에게는 어떤 뜻이었는지 이해받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왜 그런 마음을 느꼈는지
하나하나 조심스레 설명했다.
말이 길어질수록 그 사람이 나를 더 이해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아무리 길게 설명해도 돌아오는 건
“그게 왜 그렇게 기분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말한 모든 감정이
그 사람에게는 ‘공격’처럼 느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그 마음을 몰랐을 땐 억울하고 답답하기만 했지만
지금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사람에게는,
감정이 충돌되는 순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가 먼저였던 거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감정을 헤아릴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나의 말이 그 사람에게는,
‘비난’으로만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걸 몰랐던 나는 계속 설명했고
결국 설명하기를 포기했다.
그때 나는,
이해받지 못한 감정이 쌓이는 게 얼마나 지치는 일인지 처음으로 알았다.
내 감정을 설명하고 또 설명해도
상대는 계속 자신만을 방어했다.
그 모든 과정이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다룰 줄 몰라서였다는 걸
지금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
그래서 이제는
그날의 나를,
그날의 너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꺼내어 본다.
이제는 더는 원망도, 집착도 없이
그저 “그랬구나” 하고
내 안의 매듭 하나를 조용히 풀어낸다.
⸻
To. 그날의 우리에게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아.
왜 그땐 너도 힘들었는지,
왜 내 마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나도 너도, 우리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던 거겠지.
그 감정이 완벽히 이해되진 않지만,
이제는 미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
나도, 너도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고마웠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