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정애 Sep 25. 2024

말 문 터진 물건

프롤로그 

물건은 꼭 필요나 사용하기 위해서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물건은 존재하는 이유나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크기에 비례하거나 쓰임새의 정도에 따라서 더 소중한 것도 아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물건이 있는가 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이지만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 주기만 해도 충분히 기쁨이나 즐거움으로 가치를 가지는 물건도 있다. 


마치 사자와 코끼리 사이에 있는 생쥐처럼 찍 소리도 못하고 잘 보이지도 않지만 가만히 자신만의 감동을 품고 있는 작은 물건들이 있다. 

그들은 아예 늘 거기 있어서 당연하기도 하다. 

어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먼지가 쌓이고 있고 다른 물건들 사이에서 겨우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상자 속에 넣어두고 아예 잊어버리기도 한다.

눈길을 주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살아 남기도 한다. 

쪼끄마한 게 지독한 것들도 있다.  

조그마함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소중함을 지니기도 한다. 

삶의 추억이나 의미가 있는 이야기를 나와 함께 간직하기도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