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문 터진 물건 13
"삐옷 삐오로로 삐욧 삐요로롱 --- 애들아 빨리 일어나!! 정신 차려 "
수양버들 가지에 앉아 졸고 있던 새들이 깜짝 놀라서 호다닥 깨어납니다.
꼭대기에 앉아 있던 엄마새는 야단스럽고 특별한 울음 소리를 연신 내면서 아이들을 깨웁니다.
" 다들 꼭 잡고 가지에 잘 앉아 있어야해. 잘못하면 떨어진다고 ---
특히 아랫 쪽에 있는 애들은 꽉 잡아!"
사고쳐 아줌마가 치마에 손을 쓱쓱 닦으며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바람만 조금 불어도 수양버들 가지는 흔들 거립니다.
그럼 새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나무 위쪽에는 작은 바람에도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있고 꼭대기에 엄마새가 앉아 있습니다.
엄마 새가 걱정하며 날개를 파닥냅니다.
수양버들 가지에 매달린 아기새들은 떨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예쁜 새들, 놀이 기구를 태워 즐겁게 해줘야지." 아줌마가 가까이 왔습니다.
"아줌마, 아줌마 걱정 마세요. 지금도 우리는 즐겁답니다." 아기 새들이 겁을 먹고 합창을 합니다
"아니 아니 더 즐겁게 놀자고 "
사고쳐 아줌마는 들은 척도 않고 큰 입을 쭉 내밀고 후- 불기 시작합니다.
"내가 재미있게 해줄게 얘들아 꽉 잡아!!" 수양버들 가지가 빙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어지러워요. 싫어요. 아줌마. 그만 하세요."
" 이 정도로 뭐가 무섭다고 그래 " 사고쳐 아줌마는 신나는 듯 입김을 점점 더 세게 붑니다.
"으악. 막내야, 꼭 잡아라 잘못하면 떨어져 !"
"발가락으로 나뭇 가지를 꽉 잡고 눈 감고 있어. 그래야 안 어지러워."
"엄마. 나 무서워요. 떨어질 거 같아요"
"더 꽉 잡고- 조금만 참아!!"
사고쳐 아줌마는 새들이 소리를 지르며 울고 난리를 치던지 말던지 신경도 안쓰고 막 바람을 불다가
재미가 없어졌는지 갑자기 불던 것을 멈추었습니다.
" 얘들아 완전 쓰릴 있지 않아? "
하지만 새들은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분명 엄청 재미있어 해야 하는데 왜 이러지? 이게 아닌데? " 사고쳐 아줌마는 이상했습니다.
수양버들도 새들도 태풍이 지나간듯 처참했습니다.
그제서야 사고쳐 아줌마는 이거 큰 일 났구나 하고 눈을 똥그랗게 떴습니다.
수양버들 가지는 엉기고 쓰러지고 새들도 이러 저리 튕겨나가 가지에 억지로 붙어 있었어요.
곧 가지가 주르르 떨어질것 같았습니다.
아줌마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데 할 수록 더 엉키고 엉망이 되었어요.
새들이 죽을까 걱정이 되어 울상이 된 아줌마는 핸드폰을 꺼내 급하게 전화를 하다가 다시 어디론가로 달려 갔습니다.
새들이 하나씩 눈을 뜨고 하아하아 숨을 몰아쉬며 정신을 차리고 있는 중입니다.
엄마 새는 하나씩 이름을 부르며 무사한지 확인을 합니다.
막내야 괜찮니?
"엄마, 나 살려줘요. 나뭇가지에 끼어서 죽을 것 같아요."
" 무서워요. 곧 떨어질것 같아요" 여기저기 짹짹 짹짹 아우성입니다.
아기 새들의 울음소리를 듣고도 꼼짝 할 수 없는 엄마새는 그냥 나무 꼭대기에서 길고 슬픈 울음을 웁니다.
제자리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을 했던 엄마새는 넋이 다 나가 버린 상태였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타까운 울음만을 울뿐이었어요.
그 때, 사고쳐 아줌마가 남편 잘고쳐 아저씨를 데리고 헐레벌떡 달려 왔습니다.
"아이구 큰 일 났네. 아기 새들아 잠시만 참아. 그대로 가만히 있어. 아저씨가 살려 줄게. 어쩌다 이렇게 다 엉망이 되었어--쯧쯧 새들이 다 죽을뻔 했잖아요" 아줌마에게 화를 냅니다.
잘고쳐 아저씨는 아주 조심 조심 하나씩 수양 버들 가지를 바르게 제자리로 옮겼어요.
"얘들은 가볍고 연약해서 살살 만져야 해요. 재미있게 해준다고 뺑뺑 막 돌리면 큰일 나요. 제발 좀 사고 치고 다니지 마세요" 잘고쳐 아저씨가 사고쳐 아줌마를 혼냅니다.
"미안해- 애들아 난 너희들이 재미있을 줄 알았어." 사고쳐 아줌마가 기가 죽어 했습니다.
"오 - 이제 모두 다 제자리를 찾았어. 안전하게 다 살아났네. 정말 다행이야."
"잘고쳐 아저씨 고맙습니다"
후-- , 휴우 - -- 엄마새도 사고쳐 아줌마도 큰 숨을 내 쉬었어요.
아저씨가 작은 촛불을 켰습니다.
환하게 불을 밝힌 촛불은 공기를 따뜻하게 데웁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아기새와 수양버들은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해졌습니다.
더운 공기가 올라 오자 꼭대기의 바람개비들이 천천히 움직입니다.
수양버들 가지들이 조용히 아주 조금씩 돌기 시작합니다.
"아,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엄마"
"엄마가 밀어 주는 그네를 탄 것 같아요"
아기 새들이 웃습니다. 엄마새도 웃으며 아기새들을 내려다 봅니다.
반짝이는 은빛 수양 버들가지가 살짝살짝 흔들립니다. 환상적입니다.
보고 있던 사고쳐 아줌마도 잘고쳐아저씨도 어질어질 마법의 동화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림자가 길게 벽을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