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itter Dec 31. 2023

2023년을 보내며

12월 31일에 쓰는 적당한 마무리

아직 짧다면 짧은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2023년은 사실 무난한 한 해였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언제나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유를 모르는 불안감과 우울감은 항상 나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떼어내려 애를 써봐도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30대에 가까워질수록 불안과 우울은 점점 옅어져 갔다. 분명 나에게 스며든 것이 아니라 마치 모든 면에서 빛을 쏘면 그림자가 사라듯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아도 내 주변 환경과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근데 내가 달라진 것이다.


2023년은 그래서 다행이었다.

연초부터 회사에서나 집안에서 큰일이 좀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지고, 바닥을 쳤을 일에도 덤덤히 다음을 준비하는 내가 됐다.


그래서 2023년은 회고할 일이 많이 없다. 그저 잘 지내고, 보낸 한 해이기 때문이다. 조금 지루한 것 같지만,,, 그게 뭐냐면, 감정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한 해였지만 이성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한 해였다.


맘이 편해지고, 여유로워짐과 동시에 '나태함'도 나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여유로우니 급할 것이 없었고, 급할 것이 없다 보니 미루게 되었다. 언제나 무언가에 쫓기고 힘든 날들을 보낼 땐, 모든 것들에 간절했고 그것을 얻어내려 기를 쓰고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불안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감정적인 여유도, 이성적인 여유도 알게 되었으니 다음단계로 성장하면 그뿐이다. 그게 바로 2024년이 되길 바란다.


여유로우면서 간절하고, 편하면서 불편할 것이다. 나는 또 한 번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이야기를 편하게 쓸 수 있는 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