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작가의 제5화 초중고대 소설

어렸을 때 봤던 만화들을 새삼스레 떠 올려 본다

by 지크피디 ByJIKPD

초등학교 에피소드 일곱, 동네 출장 놀이기구 말타기

요즘은 학생들 손에 스마트폰이 있어서 게임을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밖에서 주로 다 같이 놀았다. 물론 조이스틱 게임과 컴퓨터 게임이 있기는 했지만, 게임을 손에 달고 사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롤러스케이트장이 있어서, 학교를 마치고 나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콩콩도 타고, 롤러스케이트도 탔던 기억이 난다.


“K, 어렸을 때 뭐하고 지냈어?”

“나는 집에 주로 있어서 ‘보글보글’을 했지.”

“맞아 맞아! 그리고 너구리게임도 있었잖아.”

“너구리 게임도 재미있었지.”

“난 학교에서는 친구들이랑 고무줄놀이도 하고, 집에 오면 동네에서 내가 선생님하고 동네 동생들이 학생하고 같이 놀기도 했어. ‘숨바꼭질’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고, 가수놀이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고 지냈지.”

“나는 보글보글 100판까지 간다고 진짜, 진짜, 진짜 노력 많이 했다. 형이랑 같이 내기하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100판까지 갔지 뭐야!”

“집념의 사나이인데!”

“내가 좀 클라스가 다르지!”

“잘난 척은~”

“진짜 잘 했다니까!”

“알았어. 알았어.”

나도 보글보글은 정말 좋아했던 게임이다. 물방울을 쏘아서 적들을 물방울 안에 가두고 터뜨리고 위로 올라가면서 마지막 대장을 큰 물방울 안에 가두고 터트리면 게임은 끝이 나게 된다. 정말 그 긴장감은 해 본 사람이 안다. 지금 아이들도 그런 재미로 게임을 할 텐데 요즘은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 많아서 아쉽고, 좀 더 재미있고 건전한 게임들이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 혹시 ‘검은 별’ 이라는 프로그램 봤어?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했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 노래가 정말 명품이었지 ”

“아, 안개 속에 바람인가 검은 별, 검은 별, 검은 별, 검은 별~ 이거?”

“오, 알고 있네. 친척들이 모이면 검은 별 놀이를 했었어.”


친척들이 모이면 꼭 검은 별 놀이를 했다. 대장은 우리 오빠였다. 제일 연장자였던 오빠에게 검은 별 대원들은 충성을 맹세하고 했던 완전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물론 이것도 놀이였지만! 그리고 명탐정 바베크 역할을 누군가 맡아서 하곤 했다. 90년대 초반까지 했던 ‘명탐정 바베크’는 모여라 꿈동산에서 어린이 인형극으로 했었는데, 정말 재미가 쏠쏠했었다. 우리가 대사를 만들어서 놀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언젠가는 잡히고야 말거야.“라고 바베크가 대사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수하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웃음이 나는 소중한 추억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은 무엇보다 생각이 나는 말 타기 놀이기구를 이야기 해 보고 싶다. 당시에는 아저씨나 할아버지가 말들이 몇 마리 있는 말 타기 놀이기구를 가지고 오셔서, 100원만 내면 탈 수가 있었다. 좀 더 진화된 놀이기구 리어카는 풍차까지 있었다. 저기 햇빛이 기분 좋은 길에 어린소녀가 엄마 손을 잡고 가고 있고, 말 타기 놀이기구 리어카를 아저씨가 끌고 와서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어, 말타기 왔다. 엄마 태워주세요.”

“그래, 좀 있다 아저씨 준비 다하면 타자.”

엄마는 잘 못 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하셨지만, 어릴 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게 해 주셨다. 특히, 배운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셨고, 좋은 것을 해 주려고 하셨다. 말 타기 놀이기구도 아저씨가 동네를 들릴 때마다 태워 달라면 태워주셨다. 이 날도 어김없이 엄마가 말 타기 놀이기구를 태워주셨다. 위 아래로 노래에 맞춰서 덜컹거리며 저절로 웃게 만들어주는 말 타기 놀이기구를 타고 있노라면 초등학교 저학년인 나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제 시간 다 됐다. 내리자.”

“벌써요...?”

정말 시간은 너무나도 눈 깜짝할 새 지나갔고, 너무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이 마음에 차고 차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는 데리고 온 엄마에게 좀 더 타고 싶다고 하거나, 동전이 있을 때는 아저씨에게 돈을 내고 시간을 연장해서 더 타곤 했다.

그리고 때로는 아저씨가 조금 더 태워주실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정말이지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탔다. 그리고 풍차까지 콤보로 타는 날은 기분이 최고였다.


“K, 너도 이거 타 봤지?”

“어, 그런데 나는 밖에서 많이 안 놀았어. 그래서 가끔씩 놀이공원 가면 이런 것이 있었는데, 거기서 탄 적이 있어.”

“재미있었지? 재미있었지?”

“뭘 두 번씩이나 물어보냐?”

“그 정도로 재미있단 말이지.”

우리는 웃으면서 말 타기 놀이기구 이야기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도 어린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동네에서는 동네친구들, 언니오빠들, 동생들이랑 숨바꼭질, 왕 놀이 등도 하고, 학교 놀이도 했었다.

또한, 기억에 남는 만화가 여러 편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 슬램덩크와 베르사유장미가 내 머리 속에 떠오른다. 슬램덩크는 남자나 여자아이들 같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는 친척들이랑 같이 보기도 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열풍이었다. 슬램덩크는 1993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것으로 나오는데, 비디오방에 가서 다음 편이 미치도록 궁금한 우리는 재 빨리 2-3편을 빌려서 시청했었다. K도 애청자였는지 나에게 말을 던진다.

“슬램덩크! 혹시 봤어?”

“당연하지, 완전 좋아했었지.”

“노래가 또 대박이야.”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나중에 기타로 한 번 들려줄게.”

“그럼 노래는 내가?”

“좋지!”

그리고 베르사유 장미 역시 내가 좋아했던 만화였다. 만화 속에 나오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드레스는 어린 소녀가 좋아할만한 것이었다. 오스칼은 아주 멋졌고, 여성으로 변신 하는 장면 역시 정말 재미있게 봤다. 또한, 프랑스 역사의 한 부분인 혁명을 볼 수 있기도 했다.

나를 돌이켜 봐도 알 수 있지만, 만화나 놀이는 어린이들에게 한 편으로 보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슬램덩크를 보면서 농구에 대한 흥미를 키워가는 친구들도 많았고, 나도 손에 잡히지 않는 농구공을 한 손으로 잡아보려고 노력한 걸 보면 말이다. 어렸을 때 봤던 만화들을 새삼스레 떠 올려 본다.


초등학교 에피소드 여덟, 봉숭아학당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게 초등학교 6학년이 다 지나간다. K와 나는 초등학생의 마지막 자락인 6학년 시절로 가 보기로 했다. K의 과거로 데려다 주는 반지와 함께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눈을 감고, 집중을 한다. 현재의 바쁜 일상들과 문제들을 생각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하나, 둘, 셋!

“여기는 어떤 교실이야? 너희 반이 맞아?”

“맞네. 어서 보자! 애들 뭐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

“뭐 연습하고 있는 거지?”

“아무래도 학예회 준비가 아닌가 싶어.” 

“창가로 가까이 가보자.”

어렸을 때 나는 개그 프로그램 보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재미있는 모습을 보고 웃는 것이 좋았고, 따라 하기도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이미 후배 개그맨들이 패러디한 ‘봉숭아 학당’은 정말 재미있게 봤다. 맹구와 오서방의 개그대결은 지금 생각해도 웃기다. ‘선~생~님! 하고 부르는 맹구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웃음보가 자극 된다. 그리고 선생님 ’아는 사람‘ 하고 묻는 질문에 다들 저요, 저요 하고 답하려고 할 때, 맹구가 다른 학생들 못 들게 하고 혼자서 손 드는 장면은 진짜 명장면이다. 정말 영구 이후에 최고의 바보연기라고 할 수 있기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맹구의 개그연기를 아직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6학년 마지막 학예회를 바로 봉숭아학당으로 한 부분을 장식했다. 나는 학생 중 한 명으로 연기했고, 어떤 친구가 바로 맹구 역할을 했다. 그 친구는 남자라고 혹시나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그 친구는 여자다. 글을 적다보니 당시 대본을 친구들이랑 함께 썼던 기억이 생각난다.

“야, 다 자기 역할 알겠제?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

“맹구 역할 진짜 잘 한다.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선~생~님!”

친구의 연기에 다들 넘어간다. 학예회가 다가오면서 우리는 더욱 열심히 하려고 마치고 오랜 시간 연습을 했었다.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남자 애들이랑 늘 편을 갈라서 싸우곤 했는데, 이때만큼은 그래도 마음 모아서 연습했다. 물론 토닥거리는 것도 하면서! 

“그 날 하는 것처럼 오늘은 하기로 했잖아.”

“그래, 다 옷도 갈아입고, 분장도 하고 해 보자.”

“칠판에 봉숭아학당도 적어 둘까?”

“그렇게 하는 게 실감 날 것 같다.”

학예회 발표 당일을 생각하며 불꽃을 튀기며 준비에 돌입했다. 연기가 어색하면 서로 얘기도 해주고 재미있었다. 사실 재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꼭 하다보면, 적극 참여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는 법! 그리고 그것도 이해해주면 되는데, 어린 마음에 그냥 같이 하면서 이해를 하면 되지 꼭 지적 하는 것! 어릴 때는 이런 일들이 반에서 많았었다. 내가 K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지만, 잘 안 하는 애들이 있을 때 화내면서 열심히 하자고 그랬던 기억이 나.”

“신경질 좀 부렸다는 거네?”

“아니다! 잘 해 보자고 그랬던 거다.”

지금도 웃으면서 그 때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고 그랬던 거니까! 우리는 학예회 발표 일만 기다리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순수하게 무언가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지금 하는 일들도 그런 열정으로 해 나간다면 즐겁게 끝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일을 할 때, 대가에 앞서 일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자 하지만, 그 때처럼 아무런 대가가 주어지지 않아도 그냥 친구들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마음이 내 마음 속에 가득하면 좋겠다. 정말 힘든 일이지만 상황이 어떤지 상관없이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즐거움만 바라는 아이처럼 내게 주어진 책임들을 옆에 두고 마냥 그런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 마음 뿌리내린 깊은 곳의 시작은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는 왜 그렇게도 개그 프로그램이 좋았는지! 지금도 좋아하지만, 그 때는 정말이지 좋아했었다.

“어린이의 마음은 그런 건가봐! 순수한 것! 요즘 아이들이 많이 약았다. 이런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순수함이 있어. 그런 마음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K ”

“우리에게도 순수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그런데 세상은 순수하면, 상대방은 그걸 이용하거나 싫어하는 경우도 많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면 좋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면 좋겠어. 내숭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야! 때론 순수함과 내숭을 하나로 보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순수와 내숭은 다른 거잖아.”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학예회 발표하는 날이 되었다. 친구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역시 발표시간을 기다리며 들뜬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사회를 맡은 친구들도 순서에 맞춰서 소개를 하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봉숭아학당 팀의 무대가 시작된다. 교실을 배경으로 학생들은 와글와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드디어 선생님 역할을 맡은 친구가 등장할 차례다.

“반장! 인사해.”

“전체 차렷! 열중 셧! 차렷! 밥상차렷!”

“하하하하하하”

봉숭아 학당 속의 반장은 결코 그냥 인사하지 않는다. 꼭 밥상을 차려야 한다. 보고 있던 학생들과 사람들이 그냥 넘기지 않고 웃는다.

“앉아! 앉아!”

“네, 선생님”

“오늘의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겠어요.”

선생님 역할을 맡은 친구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아이들은 역할에 맞춰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선생님의 질문 시간!

“자! 아는 사람?”

“저요! 저요! 저요!”

모든 학생이 발표에 혈안이 되어서 손을 들고 자기를 시켜달라고 한다. 하지만, 맹구는 이것이 못 마땅하다. 고무신을 벗어서 휘휘 돌려가며 다른 친구들을 저지하는 맹구!

“저요! 저요! 저요!”

어느 샌가 다른 학생들의 손은 내려갔고, 맹구만 돋보이게 손을 올리며 ‘저요’를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관객들은 이 모습을 보고 또 자지러지게 웃는다. 우리도 연기를 하면서 키득키득 소리 안 나게 웃었다.

“그래, 너! 너! 맹구 해봐.”

선생님은 결국 다른 친구들을 제치고 손을 든 맹구에게 기회를 주고, 맹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의 질문에 여유 있게 대답을 한다. 맹구는 대답을 곧 잘 하지만 역시 또 웃음으로 우리들을 몰고 간다. 이 날은 정말 배꼽 빠지게 웃은 날이다. 차례대로 자신의 역할을 끝내고 드디어 우리의 차례가 끝났다. 사실 이 때, 나의 역할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봉숭아학당을 하면서 친구들과 연습을 하고, 맹구 역할을 한 친구는 선명하게 기억이 나서 이 글을 적어봤다. 그리고 그 때 당시 바보 컨셉의 개그가 한창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던 기억이 내 손이 글을 적게 만들었다.

“드디어 오늘 학예회가 끝이 났군.”

“드디어 끝이 났네!”

“이 때는 역시 바보가 유행이었지.”

“맞아, 영구랑 맹구는 독보적이었어.”

이렇게 학예회도 끝나고,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졸업식이 다가온다. 당시 나는 지망했던 중학교에 가게 되었지만, 소문에 언니들이 예쁜 애들한테는 껌에 면도칼을 넣고 씹다가 얼굴에 뱉는다는 괴소문이 있었다. 아이들은 염려 반 그리고 농담으로 스스로 예쁘니까 조심해야겠다면서 웃곤 했다. 하지만, 중학교에 가서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은 있었지만, 그런 선배를 직접 보지는 못 했다.

초등학교 6년이 이제 다 지나가고, 중학생이 되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이들 모두 안 가고 싶다고 했지만, 중학교에서 또 다른 추억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1학년 때 나를 예뻐 해 주셨던 선생님, 선생님의 딸과도 친했는데, 이름이 ‘한송이’였다. 친구가 서울로 가고 커 가면서 연락이 없어졌는데 지금 생각하니 보고 싶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들 좋으셔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

“K,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어?”

“나는 그 때로 돌아가도 음악을 할 것 같아. 난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었거든.”

“난.. 뭘 할까? 6학년을 끝내고 중학교로 간다.. 초등학교 때 만화 그리고 내가 그린 것 설문조사하고, 엄마 몰래 립스틱 바르고, 친구들과 놀고 그랬는데 뚜렷하게 뭘 해야겠다는 없었어.”

“그렇지! 꿈을 뚜렷하게 가진 초등학생들이 잘 없었지.”

“K, 1993년 노래 기억나? 하나 들려주지?”

“이때 대단했지. 음반판매 100만장을 돌파하는 것은 가수들에게 우스울 정도로 활발했고, 멋진 노래들도 많았어.”

“내가 한 번 아는 대로 제목을 이야기 해 볼게.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 015B 아주 오래된 연인들, 푸른하늘의 자아도취,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 김원준의 모두 잠든 후에, 장현철의 걸어서 하늘까지, ZAM 나는 멈추지 않는다. 이무송의 사는 게 뭔지,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김수희의 애모, 김건모의 첫인상, 최연재의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 등등 셀 수가 없네. 헥헥”

“그럼 내가 이 중에서 하나 연주 해볼게.”

“음..듣고 싶은 노래는 ZAM의 나는 멈추지 않는다.”


이제 모든걸 다시 시작해 내겐 아직도 시간이 있어

때론 상처가 좌절로 남아 돌이킬 수 없는 후회도 하고

그러나 우리 잊어선 안돼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닌 걸

신문에 실려 온 얘기들 헝클어진 우리들을 탓할 순 없어

이제 모든 걸 다시 시작해 이렇게 여기서 끝낼 순 없어

내겐 아직도 시간이 있어 지금 이렇게 지금 멈출 수는 없어

K와 나는 1993년에 유행했었던 ZAM의 ‘나는 멈추지 않는다’ 를 같이 부르면서 초등학교 시간여행을 마치기로 했다. 맞다! 이 때, 유행했던 ZAM의 노래가사처럼 다시 시작하면 된다. 초등학교 때는 뭐든지 하고 싶은 때가 아니었나! 지금도 초등학교를 다니던 순수한 마음으로 뭐든 다시 시작 하는 거다.

중학생이 되는 나는 어린이에서 뭔가 한 발자국 멀어지는 느낌이 싫었다. 뭐든 그렇지 않을까! 뭔가 보살핌을 받고 싶을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때로는 부담으로 올 수 있지만, 나는 알고 있었을까?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한 절 한 절을 돌이켜 보면 친구들과의 소소한 기쁨들과 때로는 친구들과의 서먹한 일들이 있기도 했다. 펜팔친구를 만나기도 했고, 우정반지를 나눠 끼기도 했고 아주 소소한 일들로 초등학교 시절이 채워져 있다. 배우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피아노부터 시작해서 서예, 컴퓨터, 영어 등을 배웠다. 그 때 좋아했던 것들이 지금도 좋나보다. 특히 미술, 음악은 내가 좋아했었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거나 집에서 피아노를 치고, 밖에서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고 평범한 일상들이 나의 유년 시절을 지나게 해 준 고마운 기억들로 남아있다.

이제 K와 함께 반지를 끼고 중학교 시절로 갈 것이다. 아! 그전에 잠시 현재로 돌아오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가 네일을 해 주기로 한 동생을 만나기로 한 날이 바로 내일이기 때문이다. 잠시 약속한 네일 시술을 마치고 다시 K와 만나서 중학교 시절로 시간의 반지를 끼고 가 볼 것이다.

초등학교 때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이 체험해보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도 많이 해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많이 놀고, 많이 배우고! 이것이 초등학교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것들이다. 이 글을 읽게 될 초등학생이 있다면 그렇게 말 해 주고 싶다.

“서둘러서 가자.”

“알겠어 K”

“하나, 둘, 셋!”

눈을 뜨니 K와 처음 만났던 마로니에 공원이다. 오늘도 여전히 젊은 청춘들로 가득한 거리가 보인다. 어서 서둘러서 집으로 가서 모처럼 포근한 침구가 놓여 진 내 방에 누워서 어떻게 하룻밤이 지나갔는지 모르고, 다음 날 태양 빛이 블라인드 사이로 비추면서 내 눈을 간지럽게 했다.


눈을 뜨고 시간을 보니 약속 시간이 가까워진다. 나는 재빨리 아침밥을 챙겨먹고, 네일 작업실로 발걸음을 재촉해서 달려갔다. 내가 발가락을 많이 움직이는지 산지 얼마 안 된 운동화 앞머리에 재봉된 실이 또 뜯어져 있다. 어쨌든 미리 가서 준비하려고 실밥이 풀어진 운동화를 신은 채로 네일 작업실로 달려간다.

문을 열고 작업실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를 올린 채 햇빛 가득 담은 작업실을 환기시키며,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 곧 저 멀리서 약속한 동생이 익숙한 걸음걸이로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언니~”

“어, 왔네. 어서 들어와. 역시 너는 약속이 칼이다.”

“제가 좀 그렇죠. 약속을 잘 지키죠. 너무 잘 지켜서 탈인가요? 흐흐흐”

“오늘도 웃겨주시는 건가? 네일 하자.”

“네!”

“미아야, 너는 중학교 때 어땠어? 재미있었어?”

“중학교, 사실 중학교 시적에 질풍노도의 시기였어요. 부모님이 그 때 이혼을 하시는

바람에 공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죠. 그 때가 제 인생의 암흑기였어요. 언니는요?“

“나는?”

중학교 때 나는 여느 친구들처럼 공부도 하고, 노는 것도 좋아했었다. 중학교 시절이 노는 것으로 치면 정말 원 없이 논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지금에서는 들지만..

동생과의 짧은 만남이 끝나고, K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왔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기로 했기에 나는 약속시간 전에 가서 K를 기다린다. 오늘은 구름이 있어서 그런지 살짝 추운 느낌이다. 일교차가 크면 감기 걸리는데..

멀리서 K가 씨-익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여유 있게 기타를 메고 오고 있다.

“네일은 잘 했냐?”

“그럼, 누가 했는데!”

“잘난 척은!”

“야, 어서 중학교 시절로 한 번 가 보자!”

“뭐가 이렇게 급하냐. 이제는 집중 잘 할 수 있겠지? 두 번째 인데”

“사실 걱정이 있기는 해.”

“집중 못하면 못 가는데. 걱정 되는 게 뭐야?”

“앞으로 네일을 이용해서 좋은 일들 만들어 가고 싶어서 작업실을 했잖아. 그런데 직장은 가야하고. 꿈만 쫓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 현실이 있으니까. 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는 없어. 이번 달까지가 작업실 계약일인데. 가게세가 올랐어. 그것도 아주 많이! 에휴- ”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많은 사람이 꿈을 꾸잖아. 영웅이든 바보든 꿈을 이루는 사람의 비율은 100분의 1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중요한 건 대부분의 사람은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넌 꿈을 가지고 있잖아. 그럼 이룰 수 있어.”

“어떻게? 언제?”

“그건 나도 알 수 없지. 하지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분명해.”

“그럴까...?”

“그러니까 걱정은 날리자. 우리 여행이 끝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잖아.”

“그래도 걱정이 돼.”

“그럼 중학교 시절 가지말까?”

“가야지, 가야지.”

“그럼 집중해. 그 때를 생각하고 집중 하는 거다.”

“그래..”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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