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은 특히 음악에 더 관심이 많은데, 기타 꼭 쳐 줘야겠다
그 때 2. 중학교
눈을 떠 보니 귀 밑까지 자른 단발머리를 하고, 자줏빛 자켓과 회색의 조끼와 치마를 입은 소녀가 가방을 메고 봉고차를 타려고 친구와 이야기 하며 기다리고 있다. 이 당시에는 집이 학교보다 멀 때, 애들 부모님끼리 모아서 봉고차를 이용해서 학교에 가기도 했는데, 나도 버스를 타고 중학교를 가야했기에 이 날 친구와 함께 봉고차를 기다렸다. 봉고차를 타는 친구들 모두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이었다.
“중학생들은 특히 음악에 더 관심이 많은데, 기타 꼭 쳐 줘야겠다.”
“이 때는 감수성이 너무 풍부해서 탈이였지!
“봉고차는 1학년 때만 타고 다녔던 거야?”
“아니야, 중학교 3학년 마지막 즈음 빼고 다 타고 다닌 것 같아. 재밌는 일도 많았어.”
중학교 에피소드 하나, 봉고차와 미영이
실명으로 이야기 하기는 그렇고 당시 친구들이 정말 재밌었는데, 그 중에서 미영이라는 커다란 눈을 가진 친구가 있었다. 실명을 거론하지 못해서 가명으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철이라곤 없이 그냥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것이 낙이었던 때가 중학교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만큼 웃고 떠드는 것 안에는 친구들 놀리는 재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나쁜 마음으로 놀리는 것은 아니었다.
“K는 중학교 때도 아팠어?”
“음.. 중학생이 되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어. 특히, 음악이 내가 그 상황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역시 뭔가 버텨낼 힘을 주는 것이 있으면,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나봐.”
“그렇지! 난 초등학교 때 아프면서 중학교 시절까지 인생에 대해서 일찍 생각했던 것 같아.”
“역시! 뭔가 철학자 필이 난다고 했어. 어린 나이에 성숙했구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나는 철이 많이 없었어. 생각이야 했겠지만, 깊이 생각하는 걸 싫어했지.”
오늘도 변함없이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봉고차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서로 놀려대며 깔깔대고 웃고 있다. 대부분 우리가 장난치는 내용은 얼굴이나 외모를 이용해서 놀리는 것이었는데, 진짜 친구 얼굴이 이상해서 놀리는 것이 아니고 정말 순전히 장난이었다. 그 날은 미영이를 놀리고, 미영이는 우리를 잡으러 왔다.
“야, 너네!”
“왜왜~”
미영이는 우리를 잡으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났다. 미영이와 티격태격 하고 있는 도중 봉고차가 왔고, 봉고차를 타려고 서 있는 미영이의 발 위를 봉고차의 둥근 바퀴가 아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스윽 지나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깜짝 놀라면서도 그렇게 위급한 상황은 아니란 것을 곧 알고는 웃음을 꾹 참았다. 하지만, 발을 잡고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괜찮나?”
미영이 가까이 가서 상황이 어떤지 살펴보았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미영이와 봉고차 아저씨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이 심각한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는 항상 웃겼기 때문에 이 상황이 아저씨와 미영이 사이가 더욱 악화되는 위기에 봉착하리라 예상했다. 아저씨도 놀랬는지 미영이의 상태를 살피고 괜찮은지 물어보셨다. 미영이는 아저씨를 째려보며 눈물이 떨어졌다.
“울지마라..”
“이야기 하면 더 운다. 놔둬라!”
다른 아이들도 미영이를 챙긴다고 물어보고 상태를 살폈다. 분명 이 일은 봉고차가 미영이의 발 위를 지나간 웃지 못 할 사건인데, 지금 생각하면 애들이랑 왜 그렇게 웃음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평상시의 미영이 캐릭터와 아저씨와 티격태격 하는 모습들이 합쳐져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 날 미영이의 상태가 우리는 궁금했다. 아저씨도 미영이가 어떨까 해서 차를 타러 오는 미영이를 봤는데, 다행히도 발은 큰 이상은 없었다. 이렇게 미영이 봉고차 사건은 큰 소리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아직도 이 일이 생각이 나는 걸 보니 나에게는 큰 에피소드 이었나보다. K가 나에게 이야기를 건다.
“친구가 이렇게 아파했는데, 웃다니 너네 좀 심한 것 아냐?”
“이건 그런 비웃는 웃음이 아니야. 미영이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냥 미영이 보는 것이 재미있었고, 아저씨와의 관계가 정말 웃긴 관계였거든. 애정담긴 웃음이요!”
“어쨌든 발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건 정말 그래. 우리도 순간 놀랬거든. 그 커다란 봉고차가 친구 발 위를 지나갔으니!”
미영이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중학교 에피소드 둘, 중학생 셀프뷰티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보물섬과 같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달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만화잡지를 즐겨봤었고, 중학생이 되면서 패션잡지를 빼놓지 않고 봤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 때 좋아했던 것을 지금도 좋아하고 있는 것을 본다. 여자 아이들은 확실히 남자 아이들보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도 20대 질풍노도의 시기 전에 친구들과 모이면 패션과 뷰티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웠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언제든지 다양하고 맛난 기사들로 가득 채워진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시대지만, 당시에는 종이 위에 다양한 정보들을 모아놓은 종이서적으로 지금과 같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은 없어졌는지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키키’라는 이름의 잡지를 시작해서 ‘쎄씨’ 까지 답답한 학교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 아이템들 중 하나였다. 내 입가의 미소가 절로 생기게 하며, 자발적으로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패션잡지들은 그야말로 학창시절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여자들은 정말 할 것이 많아서 재미있겠어.”
“그렇지. 재미있지.”
“그런데 귀찮지 않아? 이것 저것 막 하는 것이?”
“귀찮으면 재미있게 못하지. 지금이야 피곤할 때는 만사 귀찮을 때가 있지만,
저 때야 호기심으로 가득할 때니까 뭘 해도 재미있는 시기잖아. 밤새면서 해라고 해 도 한단 말이지!“
“이건 남자들의 세계는 없는 거라서 흥미진진한데!”
“저기 봐봐, 애들 손에 볼펜 들고 있는 것”
“공부 좀 하시려고?”
“크크 아니야!”
당시 우리들의 로망은 인형처럼 크고 쌍꺼풀이 있는 눈이었는데, 다 쓴 볼펜으로 눈꺼풀 위에 그어가며 눈을 뜨면 쌍꺼풀이 생겼다. 이것을 무한반복 하는 것이었다. 쌍꺼풀이 없거나 속 쌍꺼풀을 가진 사람들은 거울 하나와 다 쓴 볼펜으로 셀프성형수술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힘들면 쌍꺼풀 액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염색이었는데, 염색약도 있었지만 과산화수소를 이용해서 머리색을 탈바꿈하는 것이다. 소위 노는 아이들의 아이템이었지만, 방학이 되면 반에서 꼭 몇 명씩은 도전하곤 했다. 중요한 것은 학교를 다니면서 하는 아이들이었다. 선도부에서는 불시에 복장검사를 하곤 했는데, 당사자는 당시에 당혹했겠지만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어떤 일 이었던 거야?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입이 귀 가까이 가는 거지?”
“그래, 정말 끌려간 그 친구는 엄청 야단맞았을 거야. 그런데 웃겨.”
이렇게 변신한 머리색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한 친구가 검정색 머리로 잠시 바꾸기 위해서 선택한 재료가 있다. 헤어크레용? 그건 요새이야기다. 당시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 친구는 바로 ‘포스터컬러’를 선택한 것이다.
“뭐라고? 포스터컬러?”
“어”
“그게 가능해?”
“바르면 덮이기는 덮이잖아. 그런데!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야”
“어떤 타이밍?”
“바른 시간이 경과하면 할수록 갈라짐이 생긴단 말이지.”
“그렇지.”
드디어 우리 반 차례가 왔다. 선도부 선생님과 함께 선도부도 같이 출동했다. 어떤 친구의 손톱이 좀 길었나 보다. 선생님은 바로 길다란 매를 꺼내시면서 말씀하신다.
“손등 데.”
“선생님, 깎아 올게요.”
“빨리 내라. 시간 간다.”
착-! 손등을 강타하는 소리가 뒤에까지 들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또 한 명이 걸렸다.
“머리카락 언제 잘랐어?”
“자른 지 얼마 안 됐는데요.”
“그런데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길어?”
사실이지 우리가 봐도 그녀의 머리카락은 길었다. 걸릴 것 같았는데 걸렸다.
“나와!”
결국 끌려 나가는 구나. 나중에 봤더니, 머리카락 반쪽만 잘려서 온 것이 아닌가! 그 때도 많이 웃기는 웃었다. 반은 스스로 잘라 와야 한다. 귀 밑 3cm의 규정이 있으니 어기는 사람은 예외가 없다. 잘라오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친구는 길긴.. 길었다.
선생님의 짧고 굵은 ‘나와’가 또 한 번 나오게 된 것이 바로 ‘하루 셀프 포스터컬러 염색’을 한 바로 그 친구였다. 이제 그 친구의 차례가 왔다. 선생님은 지나가나 했으나 다시 돌아오셔서 바로 머리카락을 잡으셨다. 이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두두둑-
포스터컬러는 그 시간에 다 말라 버리고 말라 버렸다. 선생님은 순간 당황하셨다.
“이게 도대체 뭐꼬? 뭐 바른 거고?”
“....”
“빨리 말 해라.”
“포스터...컬러...요”
“....”
선생님은 아주 잠시 말과 숨을 참으시고 이야기 하셨다.
“나와.”
그 친구도 끌려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순간 웃음이 나오는 걸 꾹 참았다.
“누가 웃어?”
우리는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 친구는 결국 머리를 다시 감고 염색약을 사와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원색의 검정색 머리카락으로 변신한 그 친구는 아주 심란해했다. 우리는 머리카락은 다시 길거라며 위로 했지만, 머리가 길 동안 조금은 우울 했을 것이다.
이렇게 한 차례의 복장검사가 지나가고 교실은 평상시의 모습을 찾아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로 쉬는 시간이 시끌벅적 했다. 나는 중학교 때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내 앞머리를 간혹 내가 자르곤 했는데, 친구들 앞머리도 잘라 줬기 때문에 몇 몇 친구들이 줄 서서 자를 때도 있었다.
“야 그거 뭔데?”
“성냥개비인데 이거 달궈서 속눈썹 올리면, 올라간다고!”
이번에는 속눈썹이다! 속눈썹 불모지를 가진 나로서는 참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번 해보자!”
우리는 심혈 기울여서 라이터를 구해서 성냥개비를 데웠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이렇게 우리들의 셀프뷰티는 중학교시절, 특히 중2때부터 시작해서 중3때 절정에 다다른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니라 질풍뷰티의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꾸미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이야기 하셨지만, 이 때는 혈색만으로도 예쁠 시기라고 화장하면 더 안 예쁘다고 하신 말씀에 공감은 한다.
틴트도 너무 많이 바르면 입술 색깔이 없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꾸미고 싶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색깔이 들어간 립밤 정도면 훌륭할 것 같다.
이성에 관심 많은 시기에 남자 아이들도 너무 쥐 잡아 먹는 듯한 입술색깔은 아니라고 하니 깔끔하게 예쁘게 꾸미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이 시기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만족도 있지만 친구들이랑 재미로 하는 것은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