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줄기의 하나인 백운봉 입구에 위치하여 지금까지 용문산 자연휴양림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실제로 양평 백운봉은 용문산 줄기의 남쪽 능선 끝 쪽에 위치하여 용문산 주봉과는 거리가 꽤 된다. 그래서 새롭게 백운봉 자연휴양림으로 이름이 바뀐 듯하다. 양평 백운봉은 6번 국도를 따라사 양평을 지나갈 때 뒤편으로 보이는 칼날 같은 봉우리로, 남한강을 따라서 양평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산이기도 하다.
양평 백운봉 자연휴양림은 양평읍내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다.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산중턱에 이어진 전원주택과 고급 펜션들을 나온다. 이 길의 끝에 양평 백운봉 자연휴양림이 있다. 가는 길에는 백운동 자연휴양림과 용문산 자연휴양림 두 개의 이름이 혼재되어 등장했다. 끝까지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결론은 같은 휴양림이라는 것. 입구에서 간단한 설명과 객실 열쇠를 받고 숲 속의 집으로 올라갔다.
양평 백운봉 자연휴양림(구 용문산 자연휴양림) 입구와 안내도
하늘마루 숲속의 집
솔마루 숲속의 집
산림 휴양관
입구를 지나서 숙소로 향하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었다. 주차장까지는 짧은 거리였지만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하기에 자동차는 거친 엔진음으로 허덕이며 비탈길을 올라갔다. 오르막길 중간중간에 숙소들이 하나씩 그 모습이 보였다. 모두가 아기자기한 고급 펜션처럼 특별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었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아늑하게 이어져 있는 숙소들을 바라보니 마치 눈 내린 유럽 알프스 산맥의 시골마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곳에는 숲 속의 집은 하늘마루, 솔마루, 행복마루 등으로 이름이 붙여져 있고, 수용 인원에 따라서 조금씩 크기와 구조가 달라 보였다. 이들 숲 속의 집을 비롯하여 산림휴양관 등 모두 20실의 숙박시설이 양평 백운봉 자연휴양림에 위치해 있다. 관리 상태도 지방공기업인 양평공사에서 직접 운영관리하기에 주변 시설이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주차장에서 짐을 챙겨서 오늘 예약한 숙소로 향했다.
휴양림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솔마루 2번 방이 오늘 우리 가족이 머물 숙소였다. 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서 올랐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우리의 소박한 숙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눈 쌓인 스위스 숲 속의 작은 산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장 먼저 넓은 테라스와 야외 식탁이 우리를 반겨줬다. 3~4명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크기였다. 테라스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뒤로 돌아서서 저 멀리 펼쳐지는 풍경을 살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남한강과 양평 시내의 확 트인 모습이 그대로 들어왔다. 막힌 가슴이 한순간에 확 트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눈을 감고 신선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떨리는 마음으로 방문을 열었다. 양쪽으로 펼쳐진 넓은 창문과 주방, 욕실이 깔끔하게 펼쳐졌다. 연인들이나 소가족이 머물기 딱 맞는 그런 방이었다. 하룻밤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에 최고의 숙소였다.
솔마루 2번 방
숲 속의 집에서 바라본 양평 시내
아기자기한 솔마루방
숙소를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서 휴양림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양평 백운봉 휴양림에는 숲 속의 집, 휴양관 등 총 20실의 숙박시설 외에도 경치 좋은 야영데크가 조성되어 있었다. 겨울이라서 야영데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없었으나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야영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야영데크 앞으로 펼쳐지는 전경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이른 아침 텐트 밖으로 나설 때, 남한강이 한눈에 펼쳐지는 그런 풍경을 만난다면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야영데크 옆 쪽에는 백운봉에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이 있어서 한 여름 차가운 물에 잠시 발을 담기고 시간을 보내기에 아쉬움이 없는 그런 장소이기도 하다.
백운봉 자연휴양림의 야영 데크
등산로 가는 길과 작은 계곡
휴양림을 둘러보는 도중에 가장 많이 마주친 것은 백운봉을 오르는 등산객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양평 백운봉을 ‘한국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알프스산맥의 준봉, ‘마터호른’처럼 산의 모양이 피라미드형으로 서로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휴양림 한쪽 편으로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작은 목교 앞의 갈림길을 지나면 2.7km 거리의 백운봉 등산로가 있고, 1.0km의 두리봉 등산로가 있다. 두리봉을 들렸다가 백운봉으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백운봉 등산은 넉넉잡아서 3시간 정도면 정상까지의 왕복 산행이 가능한 만큼 휴양림을 들린다면 백운봉 산행도 고려해 볼 만하다. 백운봉 정상(940m)에 오르면 북쪽으로 용문산의 웅장한 모습과 발아래로 펼쳐지는 남한강의 멋진 풍경을 선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