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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Nov 07. 2022

아들의 첫 낚시 체험, 손맛을 느끼다

낚고락고, 함덕해수욕장, 서우일몰

"아들, 제주도 가서 무엇을 해보고 싶어?"

지난달 제주 한달살이를 준비하면서  아이에게 가장 하고픈 것을 물었다.

"음..."

아들은 한 참을 고민했다. 그러면서 내게 답했다.

" 낚시해보고 싶어요, 아빠!"

TV에서 낚시 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키즈카페에서 낚시 게임을 좋아해서인지 실제로 고기를 잡고  싶 모이었다. 사실 배낚시도 해보고 싶었지만, 배멀미가 걱정이 되었고 나 또한 낚시 초보였기에 살짝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초보자가 가능한 바다 낚시 체험장이었다.


숙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가까운 위치에 실제 낚시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그 이름은 '낚고락고'.

오늘은 바람도 없고 날씨도 따뜻하여 늦은 아침을 먹고 가족 모두 이곳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바닷가 바로 옆의 가두리 낚시 체험장이었다.  다양한 고기들이 있는 초보자용 장소는 물론, 실제 바다 고기들이 오가는 중급 코스까지 난이도에 따라 몇 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었다. 낚시 체험 가격은 1인당 1시간에 2만 원이었다. 낚시를 직접 하지 않는다면 4천 원 내면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낚싯대 2개를 빌려서 아이와 아내가 낚시를 하고 나는 아이 옆에서 새우 미끼를 끼워주면서 아이를 보조하기로 했다. 낚싯대와 미끼가 모두 제공이 되고, 주변에서 직원분들께서 자세히 도와주기 때문에 초보자들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안성맞춤 장소인 것은 분명했다.

낚고락고 낚시 체험장

낚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드디어 낚시를 시작했다. 아이는 들뜬 마음에 미끼를 달자마자 곧장 낚시를 물속으로 향해 던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를 제외하고도 두세 가족 정도가 여기저기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미 몇몇 사람들은 고기 입질을 경험한 듯해 보였다. 물속을 자세히 보니 초보자 구역은 가두리 양식된 많은 고기들이 있는 구역으로, 말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었다.  맑은 물속으로 작은 치어부터 팔뚝만 한 크기의 활까지 낚시장 아래를 지나가고 있었다. 물이 너무 맑기에 그대로 볼 수가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10분여 만에 우럭과 농어 새끼가 아들의 낚싯대를 따라 나왔다.

처음으로 아들이 낚시의 손맛을 느낀 순간이었다. 크기가 크면 구매해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두 마리 모두 그리 크지 않았기에 바로 놓아주었다. 몇 분 후에는 아내도 우럭 한 마리를 잡아 올렸다. 처음 고기를 낚는 기분이 말 그대로 끝내줬다.

낚시 성공 _ 우럭

4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직원 한 분이 지루해하는 우리 아이를 특별한 장소로 안내했다. 바다의 큰 물고기가 있는 중급자 구역으로 안내한 것이었다. 저 멀리 찌를 던지고 미끼를 주니 잠시 후에 꽤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아이 낚싯대의 미끼를 물었다. 나는 아이와 함께 고기를 감아올렸다.

당겼다가 풀었다가 몇 번을 반복해야 끌어온 후에 직원이 틀 채를 써서 고기를 확인해 보니 감성돔!
약 1kg 정도의 크기였다. 파닥파닥 거리는 것이 힘이 정말 좋았다.

낚시 성공_ 감성돔

아내와 나는 이 감성돔을 구매하기로 했다. 감성돔 1kg짜리35,000원 정도에 구매했다. 아이가 잡은 고기를 직접 회를 떠서 먹으니 더욱 맛이 있었다. 쫀득쫀득 살살 녹을 정도로 신선했다. 아들은 자신이 잡은 고기라며 하루 종일 어깨를 으쓱되면 자랑을 하고 다녔다.


낚고락고 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가면서 인근의 함덕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라서 그런지 바닷가의 풍경이 예술이었다. 일요일 오후에 많은 사람들이 그 풍경을 배경 삼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바닷가로 들어가서 열심히 휴대폰의 셔터를 눌렀다. 1주일 동안 매일 같이 보는 바다였지만, 언제나 질리지 않고 아름다웠다.

함덕 해수욕장

그리고 우리는 함덕 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는 서우봉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올레 19길이 지나고 있는데 산 중턱에 일몰이 유명한 장소가 있었다. 서우 낙조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여기에 오르면 함덕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저 멀리 제주시까지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었다. 평화롭게 지는 해를 보면서 일요일 오후를 마무리했다. 제주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휴일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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