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Hwi Dec 30. 2023

인생 첫 겨울 러닝

건강과 체력을 위하여!


올해 하반기에 들어 나의 건강에 자주 빨간 불이 켜졌었다.

코로나와 A형 독감에 장염과 여행자 설사까지.

여행지에서까지 아파버리니 나는 진정 뭘 위해 살고 있는 건가 싶었다.

더 잘해보자는 결심, 재밌게 놀고 리프레시해서 돌아가 열심히 살아보자는 다짐 모두 아픔 앞에서 무너져버렸다.

아프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소중한 하루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렸다.

몸이 조금씩 회복되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그리고 내가 목표하던 루틴을 실천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독감 확진 판정받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스토리

건강 그리고 체력이 내가 앞으로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나는 나를 잘 지켜내기 위해서 우선 나의 몸을 잘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루고 미뤄왔던 운동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운동을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더라.

그냥 내 몸만 있으면 가능한 게 운동이더라.

하지만 내 몸을 움직이는 게, 운동할 의지를 실행하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내 몸이 이미 운동을 싫어하는 몸으로 관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억지로 나를 일으켜보지만 스스로에게 “한 세트 더, 한 번 더!”를 외치는 것은 쉽지 않다.

운동 도우미가 필요하다. 남편이 짜준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평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수행한다. 주말에는 같이 홈트레이닝을 하고, “한 세트 더, 한 번 더!”를 외치며 나를 다음 단계에 도전하게 한다.


러닝 중 마주한 아름다웠던 안양천 풍경


눈이 온 날 오후, 러닝을 하러 가자는 남편. 질척거리고 미끄러워서 싫다는 나를 데리고 나가는 데 성공한다. 생각보다 질척거리지 않고 미끄럽지도 않다. 생각보다 날이 춥지도 않고 눈도 많이 녹아서 뛸만하다. 내 인생 처음으로 3.5km를 달렸다.


느렸지만 해냈다!


달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입시 공부할 때, 의대에서 시험공부할 때 이후로 대학을 졸업하고 이렇게 필사적으로 나의 한계에 도전해 본 적이 있었나? 나의 한계에 도전해서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기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정한 행복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번데기가 나비가 될 때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