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겨울
"준비 다 됐어?"
우리는 새벽부터 부산스러웠다. 2024년 첫해의 해맞이를 하러 가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집에서 40분 거리인 신양섭지 해변으로 향했다. 거의 다 도착했더니 해가 뜨기도 전인데 차들이 줄을 지어 주차할 공간을 찾고 있었다. 우리도 겨우 주차할 공간을 찾아 차를 대고 해변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이 추위에 떨면서도 삼삼오오 모여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우리도 한껏 기대하는 표정으로 해뜨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해가 뜬 건지 안 뜬 건지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다들 사람들이 우왕좌왕했다. 다른 곳으로 해를 보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차로 5분 거리인 근처 섭지코지로 갔다. 섭지코지에도 곳곳에 사람들이 일출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한편에 자리 잡았다. 그러다가 결국 섭지코지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빨간 해가 서서히 솟아오르는 것을 사진 찍어서 이날 친한 친구, 가족들에게 새해인사와 함께 보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해가 보이고, 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날 섭지코지에서 첫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며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빌었다. 아직 어린 데도 따라 나온 하준이가 대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