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여기는 정말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아."
"사람들 붐빌까 봐?"
"어. 우리끼리 조용히 있다가, 제주 떠날 때쯤이나 블로그 올릴래."
착한 우리 남편도 숨기고 싶어한 곳. 제주에서 한창 블로그를 열심히 작성하던 그였지만, 누구에게도 알려주기 싫어했던 곳이 있다. 바로 비자숲힐링센터다. 비자림 근처에 있어서 우리는 주로 힐링센터 오픈 전까지 비자림을 한 바퀴 거닐다가 시간 맞춰 오픈런을 했다. (도민은 비자림이 무료라서 편하게 자주 들렀다.)
이곳에서 우리가 자주 했던 것은 건습식테라피. 1인당 5000원을 내면 인바디를 재주고, 혈관 나이를 측정한 후 안마의자, 골반마시지기, 장마사지기, 수압 마사지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기구 사용을 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족욕을 하고 샤워를 하거나 아니면 1인 히노끼 욕조에서 목욕까지 하고 갈 수 있다. 보통 동네 목욕탕 비용도 6000원이 넘는데 그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찌뿌둥한 몸을 풀고 가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다.
시간대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주로 10시부터 12시까지 첫 타임을 이용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우리 둘이서만 저 좋은 시설을 다 쓰던 날이 많았다.
이밖에도 비자숲힐링센터에서 놀이시설이나 쿠킹클래스 등을 듣기도 했다. 놀이시설은 아랑이놀이터, 다랑이놀이터가 있는데 나이대별로 선택하면 된다. 1인 1000원밖에 하지 않는데 실내 키즈카페 같은 다양한 놀거리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는 디지털기기 같은 것도 있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좋았다. 단,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야 하며, 토요일 같은 경우는 예약이 빨리 차버린다.
쿠킹클래스도 한 달에 한 번씩 열린다. 메뉴는 매달 바뀌는 듯하다. 우리가 갔던 달에는 쌀강정을 만들었는데, 어떤 달에는 오메기 떡 만들기를 하는 것을 봤다. 쌀강정을 만든 날, 아들의 경우 재료인 쌀튀밥을 만들기도 전에 많이 먹어서 입에 한가득 붙어 버렸는데, 흰 수염 같은 모습이 우습다며 요리를 도와주는 선생님들과 함께 웃기도 했다. 마치고선 바로 옆 어린이 도서관에서 한참 책을 읽다가 귀가했다. 비자숲힐링센터의 시간은 이처럼 유익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