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상담에 관한 이야기
‘난... 난 꿈이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카니발이라는 가수의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 가사에요. 가사도 예쁘고 멜로디도 좋아 종종 듣는데 노래에 완전히 감정이입은 안 됐어요. ‘꿈’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그 사람을 설레게 하면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이 있었을까 의아했죠.
꿈이라는 낱말 안에는 참 신성하고 거룩한 느낌이 있어요. 되기 어렵고 멋진 직업 있죠. 대통령, 유명 연예인, 기업 CEO, 하버드대 학생 같은 거요. 그런 사람들이 남긴 수기를 읽어 보면 어릴 때부터 이 꿈을 정해 놨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서 남보다 노력했다고 적혀 있잖아요. 최고의 목표을 정해놓고 무지무지 전력하는 것이 행복의 최선의 길인 것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뭔가 꿈이라는 단어에서 설레임도 부담도 느끼죠.
여러분도 꿈이라는 단어를 보면 설레나요? 사실 제가 어렸을 시절인 90년대에는 ‘꿈’ 뿐 아니라 미래시제의 모든 말에 두근거렸어요. 근데 30년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별로 그렇지 않아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뭐 하고 싶니? 라고 물어보면 성적이 좋으면 의사, 아니면 공무원, 회사원... 가끔씩 유튜버나 랩퍼를 하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신선하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사실 꿈이라는게 어쩌면 그냥 이미지로만 그려지는 것일 수도 있어요. 멋진 수트를 입고 다니고, 중역들과 커피 마시면서 회의하고, 대중 앞에서 기량을 뽐내는 것 등이요. 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정보도 많이 접하고 현실에도 빠삭해서 그런 멋진 직업을 가진 사람들마저 과한 노동, 갈등, 경쟁, 스트레스 같은 걸 겪으면서 산다는 걸 아는 것 같기도 해요. 그게 청소년들이 ‘꿈’이라는 단어에 관해 일방적으로 밝게만 보지는 않는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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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금은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많이 대체하고 있잖아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만 보면 현재 마치 거대한 진전이 있는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80%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그 일을 대신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걱정이 더 많이 되지요. 창의적인 사람이 돼서 이 위기를 극복하라고 하지만, 정확히 뭘 하라는 건지도 모르겠구요.
사실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어떤 꿈을 꾸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확신을 가진 사람보다 훨씬 많아요. 상담실에도 진로상담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수 없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은 꿈이 없고 앞날에 관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걱정을 토로하곤 해요. 여러분만 그런 게 아니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이번 장은 진로를 다뤄요. 가장 상담실에서 많이 얘기되는 주제에요. 그런데 그만큼 정답이 없어 매번 막막하죠. 아래의 글에서도 상담실에서와 마찬가지에요. 여러분에게 ‘이걸 하면 된다’라는 답은 줄 수 없어요. 하지만 진로문제를 어떻게 분석하고 연구하는 요령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요인들을 생각하게 할거에요. 아이디어도 드릴 거구요. 자기 자신에 관해서도 더 깊게 고민할 기회도 될 거에요. 마치 여러분이 상담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