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식도 키처럼 자랍니다

초등 중등 고등의 진로발달

by 상담군

여러분은 진로교육에도 교과과정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국어나 수학 교과과정을 보면 그 연령과 수준에 맞게 가르치도록 지침이 있죠? 진로도 그렇습니다. 학교급에 따라 진로교육의 방침이 있어요. 이때 ‘진로교육의 기본방향’에 따르면 진로교육은 학생들의 ‘발달적 수준’에 맞게 해야 해요.


발달은 자란다는 뜻이에요. 신체 발달은 키와 몸무게가 자라는 걸 말해요. 근육 섬유들이 더 정교하게 짜이면서 움직임도 섬세해지죠. 민첩해지고 힘도 세지죠. 인지 발달은 생각하는 능력이 자라는 거에요. 추상적이고 복잡한 주제는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어야 고민할 수 있어요. 정서가 발달하면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되요. 쉽게 말하면 수준이 자라는 만큼 진로도 발달하겠죠. 자기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직업세계에 대해서 지식이 생겨요. 앞으로 뭘 할지 더 확신을 가지고 결정하게 되요. 몸과 마음의 성장과 당연히 진로의식의 성장이 같이 일어나는 거에요. 발달이 잘 되면 훌쩍 자란 키 만큼이나 진로에 관해서도 더 성숙해져요.


초등학교때를 환상기라고 해요. 비현실적인 목표를 허용하는 시기죠. 제 초등학교 때 친구들 꿈은 죄다 대통령 아니면 축구선수였어요. 어린 아이들에게 꿈을 말하라고 하면 무조건 높은 지위의 직업을 말하죠. 남이 보기에 멋있고 자기가 하기에도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찾죠. 반면 중학교, 고등학교로 학교급이 올라가면서 목표직업의 지위가 점점 낮아지죠. 현실을 고려하기 시작하는 거죠.


이때는 흥미가 직업 선택의 기준이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이 뭘 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른 체 이미지만 좋으면 선망하지요. 아무래도 현실적인 성취 가능성은 덜 생각하게 되죠. 아직 잠재력이 많은 시기니까 그게 어린이다운 것이기도 해요. 특히 초등학생들은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도 해요. ‘경찰이 돼서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겠다.’ ‘대통령이 돼서 국민들을 잘살게 해주겠다,’ ‘환경미화원이 돼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겠다.’ 순수하고 예쁘죠.


중학교때를 탐색기라고 해요. 탐색은 알아본다는 뜻이죠. 실제로 중학생들은 자기 진로와 관련된 필요한 정보들을 찾아보는 게 주가 되어야 할 시기에요. 세상에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에 관한 지식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특성에 관해서도 탐색해야 진로의식이 성숙해져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란 직업과 관련된 스스로의 내적 특성들을 배우는 것이에요. 열거하면 좋아하는 것(흥미), 잘하는 것(적성), 성격, 가치관, 신체조건 이에요. 진로검사들을 이용하면 흥미, 적성을 점수로 볼 수 있으니 검사 몇 개로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긴 해요. 하지만 다양한 체험을 하지 않으면 검사문항들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나는 공구를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즐겁다’ 이런 건 해 봐야 아는 거잖아요. 중학교 때 견학이나 체험학습, 부모님 일손 돕기 등 가능한 다양한 경험들을 찾아다니면 자기 이해에 큰 도움이 되요.


직업 세계에 관한 이해는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에 관해서 아는 거겠죠? 단순 직업명 뿐 아니라 그 조건, 전망, 보수, 취업 방법 등등을 포함해서요. 한국을 기준으로 직업이 만 이천 개쯤 있다고 하니 어차피 우리는 제한적으로밖에 알 수 없어요. 중요한 건 앞에서 알아낸 나의 특징으로 견주어 볼 때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직업목록을 만들어 놓는 거죠.


고등학교 시기인 잠정기는 실제 준비를 하는 단계입니다. 자신의 목표가 대학진학을 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입시 공부를 해야 하겠죠. 고졸 취업이 목표라면 사업장에서 원하는 능력을 훈련해야 합니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야 하는 시기이지요. 탐색기에 어느 정도 자기 방향을 정해야 잠정기의 과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잠정기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환상기, 탐색기, 잠정기에 관한 설명을 잘 보셨나요? 모든 심리적 요인들이 다 그렇듯 실제로는 발달 단계를 앞질러 나가는 사람도 있고, 조금 늦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환상기에 충분한 자신감을 맛보아야 탐색기에 정보검색과 체험을 할 동기가 생기고, 탐색기에 충분히 살펴보아야 이에 맞게 잠정기에 훈련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로의식도 나무처럼 자랍니다. 진로상담은 이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물주기, 영양공급 같은 겁니다. 그리고 충분히 진로의식이 발달한다면 이전에는 감당할 수 없다고 느꼈던 진로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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