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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Dec 05. 2021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이우학교 다니는 학생 / 김채현

 안녕하세요? 저는 이우학교 다니는 학생입니다. 네! 벌써 와이파이의 마지막 기사를 쓰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마지막 기사를 무엇으로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등교하는 길.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우학교는 왜 이렇게 생긴 걸까?

 이 의문은 단순히 학교가 높다는 불만도, 걸어 올라가기 힘들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투정도 아니었습니다. 진짜 단순히 왜! 이렇게 생긴 것인지. 보통 ‘중, 고등학교'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커다란 본관이 있으면, 그 앞에 넓은 운동장이 있고, 나무 몇 개 심어져 있고, 뒤로는 산책로 조금 있고. 

 하지만 이우학교는 조금 다르지요. 굽이진 길을 걸어 올라가, 학교의 건물은 높이가 제각각이고, 운동장의 모양도 사각형이 아닙니다. 그 뒤로 천천히 학교를 둘러보니, 정말 다른 학교들과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어요!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학교 가장 윗부분에 위치한 고등학교 동의 모습이다.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01, 노길상 선생님 인터뷰

김채현: 안녕하세요, 와이파이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김채현입니다.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이우학교가 다른 학교들과 다른 건물의 형태에 호기심을 갖고 이번 기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우선 첫 번째 질문은, 이우학교가 높은 산에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입니다. 

노길상 선생님: 동양이던, 서양이던 성스러운 공간은 언덕에 있어요. 파르테논 신전같이! 성스러운 공간으로서 학교도 언덕에 있는 거죠.

 등교 (登校)라는 명칭도 오를 등 (登)을 써요. 이전의 전형적인 학교들은 언덕에 있었으니 그런 말이 나왔겠죠? 요즘은 등교라는 말에 있어 그런 개념이 희박하지만... 서원을 답사할 때 들었던 이야기인데, 일반적으로 학교와 항교, 서원을 언덕 위에 짓는대요. 이유인즉슨, 옛날에는 사람들이 살면서 평생 자기가 태어난 마을을 벗어나지 않잖아요? 높은 곳에 살면 6년이든... 10년이든... 거기서 학습을 하니까 학습을 하며 자기가 사는 동네를 관찰하게 되겠죠. 그런 차원에서 교육적인 공간으로 낮은 곳보다 높은 곳을 일부러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서양은 학교가 시장에 있었어요. 이유는 위와 비슷하게, 많은 것들을 학습하고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동양은 언덕 위에 있어서 자기가 사는 마을을 학습하는 기간 동안 관찰하는 용도로 썼으니 등교와 하교의 개념이 생겼어요.


김채현: 고맙습니다. 그럼, 이우학교의 운동장은 왜 사각형이 아닌 건가요?

노길상 선생님: 우선… 건물을 지을 때 부지가 크게 안 나온 이유가 있어요. 산이다 보니, 깎아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던 거죠. 다른 측면에서 좋게 보면, 친환경적인 공간 구성도 있었죠.

이우학교 운동장 '큰 느티'의 모습.


김채현: 제가 알기로, 이우학교 건물의 높이가 다 제각각이고 다리로 이어진 이유가 산을 덜 깎고, 높이에 맞춘 학교를 지으려 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노길상 선생님: 네. 사실입니다. 산을 덜 깎고, 생태적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에요. 

다리로 이어진 학교의 모습.


김채현: 마지막으로, 이우학교를 처음 지을 때 중요하게 여겨졌던 가치나, 이야기가 있을까요?

노길상 선생님: 지금 중1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에서도 나누는 이야기예요. 우리 학교가 외부에서 보면 이 한 부분 (테라스 기준으로 한 창문) 이 하나의 프레임이에요. 반조립식이죠. 콘크리트를 올리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만들어온 철근 구조를 쌓아 올리는 겁니다. 프레임이 한 단위가 돼요. 건물 외부에서 보면 옆으로 쫙 배열이 되어 있어요. 똑같은 모양은 거의 없고요. 

 제가 듣기론 학교의 가치가 다양성을 추구한다, 해서 일부러 이렇게 디자인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학교의 테라스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02, 슈붕와사삭 인터뷰

김채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우학교는 일반적인 학교와 조금 다르게 생겼죠?! 오늘은 이러한 학교의 건물에 대해서 인터뷰를 할 거랍니다!! 와아~ 첫 번째 질문! 여태까지 다녔던 학교의 건물은 어떻게 생겼었나요?

슈붕와사삭: 칙칙한 빨간 벽돌이었고, 깨끗했어요. 건물이 엄청 크고, 2층에 옥상이 있었어요! 교장쌤이 텃밭을 가꾸시면서, 거기서 고기도 굽고, 라면도 끓이고. 그랬죠.

 건물이 다 이어져 있었어요. 이우학교만큼. (김채현: 건물이 몇 개였어요?) 체육관, 큰 건물인데 가운데 다리가 있고 나누어진 것처럼 보이는 건물. 이해가 되려나…  (김채현: 아아 뭔지 알 것 같아요!) 총 3개가 있었죠. 비 오는 날에 엄청 어두워요. 감성도… 있고. 창문이 많았어요. 

 좀 다른 얘기지만, 특이한 교실이 많았어요! (김채현: 어떤?) 요가실, 탁구장 이런… 체육관에 성남 중국어 지원센터가 있었어요. 다른 학교 애들이 중국어 수업받을 때 우리는 공짜로 배웠죠. 그거 덕분에 중국어 자격증도 땄어요. 체육관이 무지무지 컸고요! 소문에 의하면 7억을 썼다더라는데… 어디까지나 카더라. 운동장은 되게 작았습니다!

김채현: 아주 생생한 이야기 고맙습니다. 그럼, 이우학교와 가장 큰 차이점은 뭐가 있을까요?

슈붕와사삭: 체육관!!! 우리 학교는 체육관에 무대가 있어서, 신학지랑 비슷한데 더 유용했어요. 다른 차이점은 홈베이스를 다 같이 쓸 수 있었고, 복도 가운데 있었던 거. 편하게 살았어요(웃음).

김채현: 그럼 처음 이우학교의 생김새를 봤을 때 어떻게 느껴졌어요?

슈붕와사삭:  오히려 여기가 부러웠어요. 이우학교 특유의 초록 벽, 디귿자 책상이 되게 부러웠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았어요. 이우학교 왔을 때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김채현: 네. 학교 따듯하죠! 계속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이우학교와 생김새가 좀 달랐을 것 같은데요! 학교가 왜 이렇게 생겼다고 생각하나요?

슈붕와사삭:  체육관이 왜 없는지 모르겠어요... 작은 느티 어렸을 때 갔었는데, 큰 느티와 매력이 달랐어요. 작은 느티에는 농구대가 있었고, 큰 느티는 넓었고… 두 개가 다른 용도이지 않을까? 싶네요. ‘굳이 실내에서 체육 해야 하나?’ 해서 안 지은 것 같기도 하고. 돈이 없었나…? 

김채현: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학교가 산을 덜 깎고, 생태적인 의미를 되살리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일반적인 학교와 조금 다르게 생긴 것인데, 듣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슈붕와사삭: 누가 저한테 ‘우리 학교는 짓다 만 곳 같아'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되게 멋있는 곳 같아요. 작은 것 하나에도 내가 생각하지 못 한 큰 의미들이 담겨있어서… 학교를 다시 보게 되네요.

김채현: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03, 오둥이 인터뷰

김채현: 즐거운 인터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바로 첫 번째 질문해볼게요. 여태까지 다녔던 학교의 모습은 어땠나요?

오둥이: 형식적인 학교 그 자체요. 전체적인 형태가 디귿자로, 운동장은 그렇게 넓지 않았습니다. 급식실이 없었고… 강당이 운동장 옆에 있었어요. 강당 밑에 교원 주차장이 있었죠. 교문은 운동장과 학교 사이에 있었어요.

김채현: 네! 그럼 이우학교와의 차이점은 강당, 급식실, 형식적이지 않음..? (웃음) 정도가 있겠네요!

오둥이: 네. 

김채현: 그럼 처음 이우학교를 봤을 때 어떻게 느껴졌나요?

오둥이: ‘와… 굉장히 세련되고 예쁘다.’ 자연 속에 있는 학교 같은 느낌이었죠. 휴양림이나 펜션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김채현: 그렇군요~! 그럼, 우리 학교가 왜 이렇게 생긴 것 같아요?

오둥이: 사실… (웃음)  위키백과에 찾아봤어요. 검색하니까 있길래… (김채현: 대단하네요.) 건축 교수님이 지으신 거라는데… (고민) 왜 이렇게 생겼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학교에 통유리가 많잖아요. 내부와 외부에서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는! 소통이라는 가치와 관련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리고..! 솔직히 굳이 필요 없는 테라스와 다리들… 좀… 소통과 연결, 그런 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요? 

김채현: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학교가 산을 덜 깎고, 생태적인 의미를 되살리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일반적인 학교와 조금 다르게 생긴 것인데, 듣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오둥이: 오오 그런가요? 이우의 큰 뜻이 이제야 보이네요. 특히 처음에 산을 좀 덜 깎으려고 높이가 제각각이라는 부분 매우 와닿아요.

김채현: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오둥이: 예쁜 학교에 다녀서 너무 좋습니다.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04, 룰루 인터뷰

김채현: 흔쾌히 인터뷰 요청 수락해줘서 고마워요. 첫 번째 질문은, 여태까지 다녔던 학교가 어땠는지?입니다!

룰루: 완전 전형적인 학교처럼 생겼어요. 빨간 벽돌로 지어진..!. H 형태였죠... 홈베이스 그런 거 다 없었고…

 제가 학교 다닐 때, 갑자기 옆 중학교에서 신입생을 안 받아서 1학년에 너무 많은 학생이 입학한 거예요. 그래서 수학실 이런 곳을 다 1학년 교실로 바꿔버렸어요. 따지고 보면 강당, 운동장 말고는 없었던 거죠.

김채현: 그렇군요… 그럼 우리 학교와 가장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룰루: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등굣길! 교문? 이 밑에 있다는 점이 가장 다른 것 같아요.

김채현: 그럼 처음 이우학교의 모습을 봤을 때 어떻게 느껴졌나요?

룰루: 펜션 같다고 생각했어요. (김채현: 오 앞에 친구도 그렇게 말했어요!) 아 진짜? 

김채현: 지금 말씀해주신 것만 들어도 이우학교가 원래 다니던 학교와 정말 다르게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잖아요~ 그럼 학교가 왜 이렇게 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룰루: 일단… 제가 다닌 학교와 다른 분야의 교육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인데도 이렇게 지어진 것 같아요.

김채현: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학교가 산을 덜 깎고, 생태적인 의미를 되살리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일반적인 학교와 조금 다르게 생긴 것인데, 듣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룰루: 우선 저는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지 않아서 잘 와닿지는 않지만… 학교 건물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디자인상 그렇게 설계한 줄 알았는데, 의미가 있었다는 게 새롭네요. 건물의 의미에 대해 많이 알리면 좋을 것 같아요!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 인터뷰 요약 : 노길상 선생님


Q1. 이우학교가 높은 산에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 

A1.   

     동, 서양을 불문하고 성스러운 공간은 언덕에 있음. ex) 파르테논 신전, 서원 등…   


     등교라는 명칭은 오를 등(登)을 사용함.   


     교육적인 공간으로서 학습과 관찰을 위해.    


Q2. 학교 운동장은 왜 사각형이 아닌가?

A2.   

     처음에 큰 부지가 아니었다. 산이다 보니 깎아내는 것의 한계가 있었음.   


     친환경적인 공간 구성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운동장)   


Q3. 학교 건물의 높이가 제각각이고, 다리로 이어진 이유?

A3.   

     산을 덜 깎고, 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리를 놓음.   


     생태적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   


Q4. 이우학교를 처음 지을 때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

A4.  

     다양성 추구 (외부에서 제작한 하나의 프레임으로 쌓아 올려 조립.)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 인터뷰 요약 : 학생


Q1. 여태까지 다닌 학교의 생김새?

A1.   

     빨간 벽돌   


     건물이 크다 (디귿자, H형태, 체육관/강당)   


     건물이 이어져 있음.   


     운동장은 작았다.    


     교문이 있다.    


Q2. 이우학교와 가장 큰 차이점

A2.   

     체육관 (+무대. 훨씬 유용했음)   


     급식실   


     형식적이지 않은 학교의 모습   


     교문 (은 아니지만) 이 밑에 있다는 점.   


Q3. 처음 이우학교를 봤을 때의 느낌

A3.  

     초록색 벽과 ㄷ 모양의 책상이 부러웠음.   


     따듯한 느낌   


     세련되고 예쁘다   


자연 속에 있는 느낌 (펜션, 휴양림처럼)   


Q4. 이우학교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A4.  

     통유리가 많은 이유는 소통과 대화라는 가치랑 관련 있지 않을까?    


     테라스와 다리도 소통과 연결과 관련 있을 것 같다.    


     공교육과 다른 분야의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이라서.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라서.   


Q5. 산을 덜 깎고, 생태적인 의미를 되살라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지어진 이우학교. 듣고 나니 어떤 느낌인가요?

A5.   

     작은 것 하나에도 생각지 못 한 큰 의미가 담겨 있어서, 학교를 다시 보게 된다.    


     산을 덜 깎기 위해 건물의 높이가 제각각이라는 부분이 와닿는다.    


     마냥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다 의미가 있었다는 점이 새로웠다.    

 


이우학교 생긴 이야기 - 마무리하며

 매일 ‘그냥’ 보고 지나쳤던 학교. 하나하나 담기지 않은 의미가 없네요. 오늘 기사에서는 노길상 선생님과, 학생 세 분의 인터뷰를 통해 학교 건물의 의미와 학생들의 느낌을 알아보았습니다. 다들 얼마 남지 않은 2학기, 학교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고맙습니다. 

옛 이우학교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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