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고통이다
사랑이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이라는 건 틀리지 않다.
하지만 사랑이 아름답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사실, 사랑은 고통이다.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사랑은 이해보다 오해가 많아지고,
위로보다 서운함이 쌓이기 시작한다.
맞춰가려 애쓰지만,
결국은 같아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결혼 후, 아내와 함께 살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내 방식과 아내의 방식은 달랐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서로 달랐다.
아내와 대화를 하다 보면
한 마디 더 하고 싶을 때가 많다.
내가 맞다고 생각해도, 더 말하지 않으려 한다.
사랑은 내 것을 포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굳이 고집을 부릴 필요가 없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아들이 당장 원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다 해주고 싶다.
사달라는 장난감도, 몸에 좋지 않은 간식도,
때로는 투정과 짜증까지도.
하지만 원하는 걸 모두 들어주는 것이
아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때로는 참는 법도,
기다리는 법도 배워야 하기에,
줄 수 있어도, 받아줄 수 있어도
모든 걸 다 해주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걸 다 해주고 싶다.
원하는 걸 다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만은 할 수 없다.
지금 원하는 걸 다 들어주면,
혼자 이겨내는 법을 배우지 못할 테니까.
줄 수 있어도, 때론 참아야 한다.
사랑은 무조건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주지 않음으로써 더 깊어지는 감정이다.
사랑은 주는 것만큼,
참고 기다려야 할 순간이 많은 감정이다.
결혼 후, 집안에 일이 생겨
엄마를 모시고 1년 동안 함께 살았다.
처음엔 다 좋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많은 걸 배웠다.
30년 넘게 함께 살아왔지만,
결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뒤,
엄마와 다시 함께 살다 보니
예전과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엄마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랐다.
어떤 건 이해가 됐고,
어떤 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가족이니까,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엄마니까,
사랑하니까 다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맞춰지는 건 아니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분명하게
보이는 차이들이 있었고,
그 차이를 감당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됐다.
사랑은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때론 참아야 하고,
때론 부딪쳐야 하고,
때론 거리를 두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었다.
사랑은 때로 고통스럽다.
부족하고, 지치고, 서운할 때도 많다.
하지만 그래서 멈출 수 있는 감정이라면,
그건 애초에 사랑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랑이 없으면 고통도 없겠지만,
고통이 없으면 사랑도 아니다.
사랑은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겨내고,
사랑하기 때문에 버티고,
사랑하기 때문에 견딘다.
때론 지치고, 때론 포기하고 싶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지 않는 것,
그게 사랑이다.
그리고 우리는 끝내, 다시 사랑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