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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리셋 Aug 31. 2024

프로는 싸운다: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법

휴가를 마치자마자 부산으로 출장을 오게 되었다. 부산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도시다. 반짝이는 해운대의 바다, 군침 도는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활기찬 도시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이 도시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 덕분에, 부산으로 향하는 출장길은 항상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 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설렘 속에 많은 기대를 안고 부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막상 고객을 만나고 보니, 내가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프로젝트의 규모도 예상보다 작아 보였다.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미팅이 큰 성과를 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았지만, 고객과의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업계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깊어졌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영업에서는 관계를 쌓는 것이 언제나 중요한 일이니까, 그런 면에서 이번 출장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고객과 나는 미팅 내내 업계 동향, 시스템의 가능성, 그리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고객은 계속해서 우리 회사와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 시스템으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는 말을 반복하며, 심지어 나에게 "왜 그런 회사에서 일하느냐,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라"는 말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나의 할 일을 성실히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고객의 실제 피드백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자리에서 내가 필요한 것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 말이 크게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고객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굳이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이 우리 대화를 더 깊이 있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배려 있는 태도로 대화했더라면 서로에게 더 좋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모든 회사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때로는 언쟁을 하고, 의견이 충돌하기도 한다. 사실, 그런 과정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충돌은 당연한 것이다. 만약 회사에서 모든 사람이 항상 "예스"만 외친다면, 그 회사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적이 많을 때가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에서 성과를 내기 때문에 결국 회사 내에서 인정받고, 빠르게 진급하기도 한다. 그게 바로 회사에서 잘 되는 사람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때로는 이해관계자들과 부딪혀서라도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진짜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 역할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인격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나 인신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긴장감 속에서 자신의 일을 해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얼마 전, 아내가 회사에서 겪은 어려움을 나에게 털어놓았다. 아내는 업체와의 협상이 어렵고,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으며, 계약 후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그게 당연한 거야. 그들도 그들의 역할이 있고, 당신도 당신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서로 불편하고 어려운 순간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당신은 당신의 조직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하고, 그들은 그들 조직에서 최고의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니까. 어떻게 모든 상황에서 모두가 똑같이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겠어? 중요한 건 프로처럼 일하고, 프로처럼 대처하는 거야. 안 되는 일은 그냥 안 되는 거고, 다음에 다시 할 때 더 준비해서 보완하면 되는 거지."


이렇게 말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만약 고객이나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갈등이나 충돌이 생긴다면, 그것을 너무 힘들어하지 말자. 조직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장과 팀원은 각각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평가받는 기준도 다르다. 이런 차이에서 오는 충돌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그런 상황에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애쓰지 말자.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해 일하고, 쉴 때는 온전히 쉬면서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싸움이 생기더라도, 그것이 조직이나 개인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오히려 그 싸움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니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추며,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자. 그게 바로 프로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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