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오늘 아들이 아파서 어린이집에 가지 못했다.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며 힘들어했고, 평소와 다른 얼굴빛에 마음이 쓰였다. 처음에는 금방 나아지겠지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운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오전 내내 함께 있다가 병원으로 갔다.
진단은 장염이었다. 심각한 건 아니라 했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약을 받아 집에 돌아와 죽을 쑤어 먹였다. 아이가 숟가락을 조금씩 뜨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도했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아플 때는 그 작은 모습 하나가 크게 다가온다.
점심 무렵에는 얼굴빛이 조금 좋아졌다. 다시 어린이집에 가겠다는 말을 듣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아침만 해도 불안했는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건강이 무너지면 다른 일들은 다 미뤄진다. 회사 일도, 계획도, 약속도 다 뒤로 밀린다. 아프면 중요한 건 단 하나, 건강뿐이다.
건강이 있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다 견딜 수 있다. 일이 잘 안 풀려도, 돈이 부족해도 버틸 수 있다.
돌아보면 우리가 평소에 하는 불평은 건강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몸이 괜찮으니 직장 일이 문제로 보이고, 가족이 건강하니 사소한 불만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아프면 모든 게 단순해진다. 오직 회복만이 목표가 된다.
죽을 먹으며 조금씩 기운을 되찾는 아이를 보며 느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가 사실은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아프지 않고,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게 감사의 이유다.
건강은 단순히 아프지 않은 상태가 아니다. 살아갈 힘이고, 사랑할 힘이고, 다시 시작할 힘이다. 건강이 있으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이 없으면 어떤 것도 지켜낼 수 없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없다.
오늘 하루는 다시 알려줬다. 괜히 없는 걸 헤아리며 불평하지 말자. 건강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많은 걸 가진 것이다. 건강이 있다는 건 삶이 계속된다는 뜻이고, 그 하나만으로도 이미 넘치고 흐르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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