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말고 들어줄 걸

by 일상리셋


말하지 말고 들어줄 걸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기분이 상할 일이 있었다.

친구가 이런저런 말을 했는데,

나는 그 말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친구 말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생각이 맞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참다가 말을 꺼냈다.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 거 아니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뭐가 그렇게 중요했을까 싶다.

그냥 친구의 말을 들어줬으면 좋았을 걸.

생각해 보면 별 일도 아니었는데.

하나뿐인 친구에게

왜 그렇게 말로 이기려 했을까?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내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할 때.

솔직히 속으로는

"이게 말이 돼?" 하고 반박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냥 들어주는 게 나을 때가 많다.

논리적으로 내가 맞다 해도

상사의 기분이 나쁘면

결국 나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갈등이나 긴장이 사라질 때가 있다.

대꾸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여도

상대방은 자신의 말을 끝내고 넘어간다.


아이는 더 어렵다.

떼를 쓰고,

엉뚱한 말을 하고,

때로는 이유 없이 "싫어!"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모든 걸 가르치려 하거나,

하나하나 반박해 봐야

결국 나만 힘들고, 아이 마음만 다친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건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말이 아니라,

그저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 일지도 모른다.


아내와도 비슷하다.

내가 힘들 때,

아내가 부탁하는 말들이

가끔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도 지쳤는데 왜 나만 들어줘야 할까?"


이런 생각이 스쳐가기도 한다.


그런데 아내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이

우리 관계를 지켜주는 시간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먼저 들어주면

아내도 내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운했던 마음도 조금씩 풀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원한다.

말로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순간,

상대방과 멀어질 뿐이다.


친구에게도,

직장 상사에게도,

아이에게도,

그리고 아내에게도.

괜히 말로 설득하려 하지 말고,

그냥 들어줄 걸 그랬다.


결국 관계는

내가 옳다는 걸 보여주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서 시작되니까.


월, 수, 금 연재
이전 22화사람은 변한다, 그래서 한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