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도 모아 두자

3년 동안 4천만 원

  계약직으로 있는 동안 내 휴가를 자유롭게 쓰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회사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회사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있는 동안 배울 수 있는 것도 다 배우고, 경험도 쌓는 것도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돈을 모으는 것이다

  "계약직으로 일하면 얼마나 번다고 돈을 모을 수 있겠어?"라고 혹시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 그 방법이 투자를 하는 것이든, 저축을 하는 것이든 어떻게든 돈을 모아야 한다.

  한국장학재단과 학교의 지원으로 운 좋게 학자금 대출은 받지 않았다. 대학교 때 학자금 대출이 있다면 2년, 3년의 기간을 정해서 갚는 것을 목표로 정해두면 좋을 것 같다. 투자는 무섭고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모으기 시작했다. 한 달에 꼭 120만 원은 저축했다. 비율로 따지면, 세후 월급의 60~70%를 저축했다. 상여금이 들어오거나 여유가 있는 달이면 할 수 있는 만큼 더 저축했다.

  '1,200,000원 X 36개월 = 43,200,000원'이어야 하지만 중간에 유럽여행, 가족여행을 다녀오느라 다 모으지는 못했다. 그래도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생활비 20만 원을 엄마한테 드리면서도 꽤 많이 모았다고 생각한다.

  3년 동안 월 2백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4천만 원을 모았다.

  3년 동안 4천만 원을 모을 수 있었던 전제 조건은 바로 캥거루족이라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을 말한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성인남녀 2,566명에 물었으며, 성인남녀 55.8%가 “나는 캥거루족”이라고 답했다. 대학생 그룹이 59.5%, 취준생 57.8%으로 높았지만, 직장인 그룹에서조차 45.7%로 2명 중 1명꼴로 캥거루족이라고 답했다.

  캥거루족이 되면서 많은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 월세가 나가지 않는 게 엄청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엄마에게 생활비를 드리고, 보험 및 교통비, 식비를 내고 나면 많은 부분을 저축할 수 있다.  대출 없이 내 집은 없다. 돈도 모을 수 없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주거비, 생계비를 절감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많이 모아두어야 미래가 있다.

  그럼에도 3년 후 모아둔 돈이 없다면 본인의 씀씀이를 돌아봐야 한다. 같은 돈을 벌어도 미래를 보았을 때 가지고 있는 돈의 크기가 다른 것은 바로 씀씀이다.

어린 시절 더 넉넉한 집에서 자랐다면 더 좋은 것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때 좀 넉넉하지 않았기에 나는 지금 더 많은 행복의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큰 걸 얻지 않아도 내가 가진 작은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이 행복을 어린 시절의 가난이 나에게 준 선물이 아닐까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김경호 작가님의 글에 가장 공감한 부분이다. 택시보다는 지하철과 버스, 옷도 브랜드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카드는 교통카드의 역할만 하고 있다. 지금도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은 풍족하게 생활하고 있다. 굳이 큰 걸 얻지 않아도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충분히 나를 위해 돈을 쓰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적은 돈이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다. 회사 직원들 중 유일하게 2020년 연말정산에서 5만 원을 더 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씀씀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평생 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주식도 시작했다. 50만 원밖에 들어가 있지 않지만, 경제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2년 열심히 일해서 들어온 퇴직금도 약 90%는 저축을 했고, 앞으로 받게 될 실업급여도 저축할 예정이다. 일을 잠시 쉬고 있지만, 2021년 5천만 이상 저축이 목표다.

  지금부터라도 저축이든, 투자든 어떤 방법이든 좋다. 열심히 일한 만큼 남아있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돈'일 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때 안전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면 얼마나 번다고 돈을 모을 수 있겠어?"

계약직이어도 돈은 모을 수 있다! 지금부터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