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직전 본 영화 소울의 한 대사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소울의 주인공 조가 살아 돌아와 그토록 원했던 밴드와 함께 재즈 공연을 합니다. 다음 조는 묻습니다. "이다음은 뭐죠?" 도로테아가 답하죠. "내일 또 같은 시간에 나와서 연주를 하면 돼" 영화를 보던 중이었는 데도 대사에서 한참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쉬겠다고 굳게 다짐했지만, 막상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고 잠시 쉬어갈 수 있었음에도, 두려운 마음이 컸습니다. 3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했으니 다음은 무조건 정규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계약 만료가 되기 직전까지 계속 불안하고, 그러면서도 '정규직으로 들어가면 그다음은 뭘까?'를 항상 고민했습니다. 물음에 "내일 9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일하다가 퇴근하면 돼"라는 답을 들은 것 같았습니다.
첫 직장을 정규직으로 들어갔다면, 안정적이어서 좋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답답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것은 똑같지만, 계약직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분명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계약직의 계약 기간 만료라는 장점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쉬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도 얻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계약 기간 만료로 다시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제가 '다음도 계약직이어도 괜찮을까?' '정규직은 뭐가 다를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취업 시장에 계약직이 더 늘어가는 요즘 많은 분들이 한 번쯤 고민하고 있는 물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약직도 괜찮나요?"
계약직을 고민하는 신입, 다양한 이유로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분, 계약직으로 일하며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 계약 기간 만료로 저처럼 헤매고 있는 분들과 함께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