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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미 Apr 02. 2021

1년만 버티자

아니면 떠나면 그만

23개월이란 숫자가 주는 의미

  

  23개월이란 숫자는 "불안함"으로 인한 선택으로, 들어가서 좋지 않으면 1년만 버티자라는 생각이었다. 1년만 다니겠다고 마음먹었지만, 23개월을 다 채우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또한 불안했다.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내가 해야 하고, 팀장님과 면담을 통해 이유까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신입은 물을 수 있다.


계약직으로 들어간 곳이지만, 퇴사한다고 말하고 나올 수 있을까요?


  나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의욕 없는 선임, 새로운 시도를 막는 선임, 친해질 수 없는 무리, 적응 안 되는 종교, 통장에 꽂히는 아주 적은 돈은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퇴사를 결심하게 했다.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도보 10분의 가까운 직장이라는 것,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1명은 있다는 것.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모두 다 느꼈을 만큼 1년은 아주 긴 시간이었고, 누구도 퇴사에 대한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퇴사하는 이유를 돌려 돌려 생각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로 위에 써놓은 이유들을 줄줄이 말하기도 참 그랬다. 팀장님한테 퇴사를 말하기 전까지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말을 하고 나니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 퇴사하겠다고 말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조금만 참으면 퇴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23개월이라는 숫자 때문에 짜증도 나고, 급여도 한숨만 나왔지만,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밖이 아닌 안을 볼 수 있었다. 또 하나 나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가장 나를 잘 알 것 같지만, 잘 몰랐고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


  혹시 해보고 싶은 업무이거나,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의 계약직 자리를 고민하고 있다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직접 해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단, 아니면 떠나면 그만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정해진 건 아니다. 더 빨리 퇴사할 수도 있다. 아니다 싶을 때 빨리 발을 빼는 용기도 중요하다. 아는 지인은 인수인계를 받으러 간 첫 날 발을 뺐다고 한다. 참을만하고 버틸만하다면 1년은 채우고 나오길 추천한다. 회사에서 뽑을 때 몇 개월 경력보다는 1년의 딱 떨어지는 경력을 더 쳐준다. 1년을 다니면 휴가는 26개, 퇴직금까지 나오기 때문에 나에게도 좋다.


  퇴사를 결심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내 이후를 고민하지 마라. 일하는 동안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은 필수이다. 나가는 순간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와 일할 사람은 많다.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가게 되어있다.


*퇴직 시기 팁 : 퇴직금 계산 시 1일 평균임금(퇴직 전 3개월 총임금÷ 퇴직 전 3개월 총재직일수)에 퇴직 전 3개월 총임금이 포함되기 때문에 총임금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즉, 퇴직 전 3개월에 꼭 상여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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