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세우기의 힘
“당신의 뿌리를 찾아보니 부모님, 더 위로는 조부모님에게도 당신이 가진 그 힘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힘은 당신 혼자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족으로부터 전해진 것입니다. 이것은 살아가면서 큰 힘으로 작용합니다. 굉장히 좋은 삶의 자원입니다.”
제가 상담을 통해 발견한 것은 상담은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찾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이 아름다움은 나 개인에게 국한된 ‘나 괜찮은 사람이야’ 정도가 아니라 내 가족이 얼마나 뿌리 깊은 힘이 있는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얻게 되는 든든함입니다. 나의 뿌리가 저 밑의 깊은 곳으로부터 움터서 수만 가지의 결로 나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체험인 것이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항상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장점의 뿌리를 찾아보세요. 자신의 장점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보세요.”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죠. 그럼 저마다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성실한 편인데 할아버지가 굉장히 성실하셨어요. 그런데 아버지도 똑같이 매우 성실하셨어요. 30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 6시면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나가셨으니까요. 그 전날 무슨 일이 있었든, 몇 시에 들어오셨든 늦는 법이 없으셨어요.”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그에 얽힌 에피소드를 말하다 보면 어느덧 깨닫게 됩니다.
‘내게 있는 성실함의 뿌리는 너무나 귀중한 보물이구나. 내 안에는 이런 좋은 것이 있구나. 그럼 나는 이 유산을 더 좋게 만들어야겠다.’
내 안에 흐르는 이런 힘을 찾아내면 인간은 훨씬 더 단단해집니다. 엄마 아빠가 준 상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안에 얼마나 좋은 것들이 숨어 있는지를 발견해내는 것이죠.
가족으로 이어진 내 삶의 가치
가족이 가진 생명력, 생존 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그 뿌리가 내게까지 올라와 면면이 이어진 것입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상처는 손톱 끝에 가시 정도입니다. 상처 입고 어쩔 줄 몰라 자신을 몰아세우고 힘들어하지만 가족으로부터 이어진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능력을 알지 못해 상처만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게 되면 나의 전체가 보이게 됩니다. 내게 얼마나 많은 자원이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힘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 앞의 상처가 더 이상 고통스럽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