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나에게 선물한 뮤지컬 주간 중,
내가 가장 마지막에 본 것은 뮤지컬 킹키부츠였다.
킹키부츠의 넘버는 들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북돋아 준다.
초반 찰리가 불러주는 노래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 노래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지금까지 걸어왔던 내 길과는 달리, 새로운 길을 가려는 내게 하는 말로 들렸다.
어쩌면 날 기다리고 있는 미래가 핑크빛 희망이 아닐지도 모른다.
안다. 프리랜서의 길이 얼마나 불안한지.
안정적인 급여는 이제 없고,
내 실력으로 벌어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물론 아직 실력도 안 되면서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나는 내 가능성을 믿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비록 작년에 쓴 글로 벌어들일 한 달 수입이 몇 마리의 치킨값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 김리디님. 이번엔 텐텐무지만, 다음번엔 리다무 주셔야 해요. 제 첫 로판을 제물로 바쳤으니까. 알겠습니까? )
어쨌든 다시 뮤지컬 이야기로 넘어가서.
자신의 정체성에 흔들리다 용기를 찾는 롤라도
새로운 꿈을 찾은 찰리도
극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엔젤들과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공장 사람들도
극의 마지막에 함께 노래한다.
뮤지컬이란 게 참 신기하다.
같은 노래도 누가 부르냐에 따라 분위기와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내 본진 강홍석 님은 장난스럽고 어떨 땐 듬직하시다.
재림 롤라께서는 웬만한 여자보다 늘씬하고 아름답고 교태로우시고.
(솔직히 각선미가 부러웠다.)
서경수 님은 무슨 역할을 하시든 찰떡같이 소화해내시고 애교도 많으셨다.
오늘도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에 박제된 킹키부츠의 음악을 듣는다.
삶에 지쳐 방전되어 버린 내게,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음악이라고나 할까.
약 한 달 전쯤이었나.
전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녀석의 부탁으로 누군가를 만났다.
그녀들의 꿈은 웹소설 작가가 되는 거라고 했다.
오래간 독자였는데, 이제는 자신만의 글을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엔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해줄 만큼 그렇게 성공한 작가도 아니고.
이제 막 시작해보려는 햇병아리 정도의 수준인데.
게다가 이야기를 해보니, 내가 웹소설을 읽은 경험이 그녀들보다 한참 부족했다.
하지만 열정 넘치는 그녀들을 만나,
좋아하는 웹소설 이야기를 하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떠들어댔을 때.
순식간에 3시간이 흐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날 오전까지만 해도
괜히 무모한 도전을 했다며.
쓰고 있는 글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아 울적했던 나였는데.
단번에 이 심장이 쿵쾅대며 괜히 울컥댔다고나 할까.
이래서 작가들이 소모임을 하나보다 했다.
좋아하는 공통의 주제가 있으니까.
글이라는 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울고 웃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어쩌면 오늘 조언을 해준 그녀들 중 나보다 더 빨리 성공한 작가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오늘도 열심히 써 본다.
요즘은 12월에 런칭할 로맨스 판타지를 쓰면서.
공모전에도 눈을 돌려보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에서 키워드 공모전이라는 것을 하는데, 10편만 내면 되는 것이고.
또 스스로가 판단할 때 상업성이 없어 고민하다, 묵혀두었던 원고를 내보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오셔서 읽어봐주세요.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 조회수나 추천같은 건 심사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니 홍보나 분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저 브런치 구독자님들에게 제가 쓰는 글이 이런 것도 있다고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 )
https://pagestage.kakao.com/novels/72154488
이 글을 쓰면서 예전 선배들과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며 살짝 PTSD가 오긴 했지만.
10편 이후에는 결과가 나와야 더 쓰게 될 글이기에 부담없이 소개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