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지순한 용식이의 사랑을 느끼며 동백이가 운다
"지는유, 동백 씨 안 울릴 거여유."
동백이가 더 큰 소리로 운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이런 동백이의 독백 소리가 들려온다. 당연히 될 수 있다고 내 마음이 말을 하는데, 눈물이 났다
내 남편은 결혼 전에 내게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저 둘이 불같이 사랑했고, 자기의 어머니를 내게 부탁했을 뿐이다. 1%의 두려움이 없이 시작한 가난한 며느리였지만, 난 당당했고 행복했다.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낳는다. 어머님의 한 많은 삶은 고스란히 주변을 아프게 찔렀고,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나의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었지만 아내로서는 눈물 흘릴 일이 가끔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매우 묵직한 일이다.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질 경우엔 더욱 그렇다. 밖에 나가 남편 흉을 보지 않는 엄마를 닮아 나 또한 그랬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남편으로 인해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자, 선배 언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를 만나기 전의 상처까지 보듬으며 살려고 애쓰니 더 힘들었을 거라고. 지나친 측은지심이 오히려 부부관계에서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언니 말이 맞았다. 한의원에 가서 울화병 상담을 하던 때, 내가 남편을 '나의 상처 깊은 제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더 단호하지 못했고 무조건 이해하려는 노력이 나를 더 힘들고 아프게 했던 것이다. 마음이 여리고 측은지심이 특별히 많은 내게, 남편과 시댁 식구 모두는 내가 품고 돌봐주어야 할 존재들이었다.
나이가 든다
나이를 먹는다
자꾸만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사는 게
최고의 삶이라는 것을
화가 나면 화가 난다고 말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하고,
가슴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것
나는
그러지 못했다
되도록 참고
되도록 견디었다
그러니
이건 아니라고 하며
몸과 마음이 무너져 버렸던 것이다
누구나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면 어떠랴
내 마음이 어떤지
잘 살피고
토닥이며
알았어, 알았어
라고 말해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연 닮은 삶을 살아야겠다.
♡사진 : 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