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직장암 말기와 간암 진단 후 6개월 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어머님께 통증이 찾아오는 걸 가장 많이 지켜본 분은 아주버님이시다. 밤에도 화장실에 자주 가시는 데다가 통증이 밤에 찾아올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버님은 평일 며칠을 거의 뜬 눈으로 보내시다 보니 심신이 많이 지치신 것이다. 주말 이틀을 어머님과 보내는 우리는 아주버님이 꼭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거의 어머님의 좋은 상태만을 보고 살았다. 규칙적으로 약을 잘 챙겨드리면 화장실에 자주 가셔도 기운만 없어지시지 그렇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뵌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주버님과 내 남편의 소통에는 항상 갭이 있었다. 부정적으로 보는 아주버님과 낙관적으로 보는 남편! 더군다나 어머님이 주말을 아이처럼 기다리시는 데다가 우리가 지켜본 대로 아주버님께 남편이 상태 보고를 드리면, 평일과 다른 좋은 상태인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때로는 묘한 심적 부담으로 아주버님을 괴롭히는 것 같았다. 아주버님은 남편과의 술자리에서 그 속 마음을 드러내실 때도 있었다. 그 통증을, 그 무서운 통증을 남편이 지난 주말 새벽에 처음 목격했다. 그동안 간병인이 안 계신 주말에 남편이 잠을 자면서도 목격하지 못했던 심한 고통의 순간을...
남편이 처음 목격한 어머님의 진통은 어머님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고, 간호사가 주사제를 갖고 오는 동안 어머님은 저주스러운 욕을 마구 퍼부으셨다고 했다. 강한 진통 주사를 맞고 30분 정도가 지나자 통증은 가라앉고 어머님은 네 시간을 푹 주무셔서, 남편은 두려움과 걱정에 밤을 꼬박 새웠다고 했다. 밤을 새운 남편과 교대하러 아주버님이 오신 일요일 낮에도 극심한 통증이 한차례 왔었다고 하고, 어제 내가 어머님께 인사를 하고 나온 2분 뒤에도 그 극심한 통증이 찾아와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걸 집에 돌아와 간병인께 전화를 드릴 때 알았다. 나와 이야기도 잘하시고 잘 웃으셨던 어머님, 다음 주에 군대에 가는 내 아들에게 맛있는 거 챙겨주라고, 어여 가라고 하시며 5만 원을 주셨던 어머니셨는데, 나와 시간을 보내던 그 서너 시간의 어머님 모습은 너무 좋으셨는데.
난 아직도 '어머님의 그 몹쓸, 나쁜 통증'을 만나지 못했다. 오늘은, 남편이 알아낸 '진통을 바로 사라지게 하는 약'에 대해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겠다. 그동안의 진통제와 진통 주사는 30분이 지나야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한다.
하느님!
도와주세요. 어머님이 그 극심한 통증을 비켜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발, 제발요!
※ 어머님은 그해 6월에 소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