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꿈에게)

by 윤동하

꿈이여
어디로 사라졌나

고양이처럼 다가와
사물을 제멋대로 배치하고


중구난방으로 이용해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고는


언제 달처럼 모습을 감췄나

그대는 나의 기억을 헤집어놓고
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구름 뒤로 숨었다

그대는 오늘의 기억을 불태우고
내일은 새로운 가면을 쓰고 나타나겠지

그러나 나는 그대가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대는 매일 찾아온다!

그래, 꿈처럼 다가온 그대
인식이여!

나는 두 번 다시 눈을 깜빡이지 않고
모든 것을 목격하기로 했다

그대가 나의 기억을 헤집어 놓기 직전에
그대가 구성한 모든 세계를
기록하겠다

오직 그대에게만큼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으로
기억되겠다

사유라는 이름의 그대
꿈이여!

인간은 반드시 꿈을 꾼다!
인간은 반드시 잠을 잔다!

노을이 진다,
신경을 곤두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