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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하 Jan 20. 2023

사랑의 경험적 고찰

불교와 니체를 중심으로 한 논의

     사랑 자체만의 경험적 고찰은 언제나 개인적인 관점에 의지한다. 그러나 모순적으로 이러한 개인적인 것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것은 그의 관념, 행동, 언어를 형성한 모든 것이기에 결코 개인적일 수 없다. 예컨대 그의 국적, 그가 살아온 도시, 교육, 부모 등 그를 형성한 모든 우연적 사실과 그 모든 것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한 인간의 개인적 경험이 어떻게 개인적일 수 있겠는가? 따라서 사랑 자체만의 경험적, 개인적 고찰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분명 한 개인으로부터 도출된 생각, 즉 개인적인 것과 동시에 개인적인 것이 아닌 논리적 모순으로 그 자체 오류가 된다.


따라서 철학적 고찰이 없는 인간의 개인적이라고 여겨지는, 그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모든 생각들은 개인의 내제적 욕망의 크기와 사회적 관념을 통해 정당화될 뿐 실질적으로 그것이 정당한(보편타당한) 관념으로 자리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것이 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영역임을 주장하며 인간의 보편적 논리적 경험의 학을 고찰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왜냐하면 사랑을 가능케 하는 모든 근원적 철학적 고찰이 없이 사랑이라는 관념은 검증/정립되지 않은 그러한 느낌으로서의 상태를 나타낼 뿐이며, 이것은 실제로 (니체의 주장대로) 허위적 도덕관념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심리학을 포함한 인간학에서는 사랑의 형성과 인과 등 사랑 자체에 대한 검토는 턱없이 부족했으며 한편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인간학으로써의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루어진 이후의 모든 결과들을 토대로 사랑을 정의하고 연구했다. 즉 현대 모든 경험과학적 학문들과 함께 철저히 결과로부터 원인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의 연구를 채택함으로써 사랑 자체에 대한 정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사랑을 형성하는 보다 근원적인 인간과 생성, 인과의 문제를 경험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사랑이라는 감정, 철학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크기는 모든 상황에 따라 각기 다름에도 그러한 마음이 있음 자체의 보편성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인류 전체의 보편 개념이 개인적인 것만으로 치부되었던 적은 전무하다. 인간은 사랑에 대해서만은 이상하리만치 관대했으며 무수한 도덕관념들 중 가장 숭고하거나 특별하거나 인간다운 감정의 형태로 사랑을 모호하게 정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덕 감정의 허위를 주장한 니체의 진단은 적절했고, 따라서 사랑은 반드시 다시 정의되어야 했다. 니체는 사랑이 실제로는 개인의 힘의 확장을 위한 소유의 욕구, 욕망과 정복이라고 주장했으며 이기적인 속성이 사랑의 본질임을 주장한다. 또 그러한 욕망, 즉 힘을 긍정하며 계속해서 자신을 넘어서는 형태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니체는 이타심과 같은 도덕적 감정 역시 도덕의 이상화이며 허구적 인간의 허구적 세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오랜 기간 학습되어 온 무기력한 도덕적 인간들, 도덕적 관념 체계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이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장하며 욕망과 욕구를 긍정하며 살아가는 것을 가능케 했다.

(역사적으로 이타심을 기반으로 한 모든 도덕적 관념이 모든 사회적 인간의 욕망에 제동을 걸고 주체적이고 개인적인 존재로 자립하는 하는 것을 방해한 것은 사실이며 니체는 이러한 도덕적 관념을 해체하는 것으로 이후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러한 니체의 사상은 사랑이라는 인간 자체적인(혹은 본질적인 아름다움의) 미학적/도덕적 가치를 훼손했다. 니체는 사랑이 앞서 니체가 주장한 모든 자신의 증명이자 욕망임과 동시에, 그러한 것을 인식하며 사유하는 인간이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자신의 힘과 욕망에 저항하여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적 성질이 있음을 간과했다. 지혜로운 인간은 자신의 의지를 넘어선 힘과 욕망에서 벗어나 더욱 근원적인 성찰을 하고자 했다. 그러한 인간의 인과적 성찰은 생명을, 그가 사랑한다고 느끼는 대상의 존재론적 한계를 여실히 깨닫고 절감했으며 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초월적 인간관을 제시했다.


즉 모든 존재의 보편성, 인과성에 대한 경험적 고찰은 모든 존재가 연기(緣起)적 존재이며 무상(無常)한 존재임을 깨닫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존재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나 자신을 위한 존재임과 동시에 타자를 위한 존재이며, 그렇게 필연적으로 죽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몸소 체험하며 그것을 지속적으로 인식하는 인간의 삶에 숭고를 느끼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유한하며 공허한 것인지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집착과 욕구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절실히 깨닫도록 한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지혜로운 인간은 본능적이고 자연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의지를 지니고자 했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서 사랑은 일반적으로 사랑이라고 하는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극히 감정적인 형태의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감정적인 사랑이 그 한계가 명확하고, 소유하고 충족함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손을 뻗고자 하는 본능적 욕망의 성질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우리는 철학적 고찰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감정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역시 지지하며, 그러한 마음과 정신으로 인류애적, 인과적, 자연적으로 또한 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 지혜롭고 건강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다양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사랑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제시하고자 하는 원고를 작성 중입니다.

*한글파일로 작성하여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주석을 달고 있는데 브런치에서 주석까지 복사하는 기능은 없어 자세한 설명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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