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랜 시간 개념의 벽을 쌓아올렸어
때로는 위태롭게
때로는 견고하게
그렇게 어느덧 여러 계절이 지났고
벽은 높아졌고 단단해졌어
아름다웠지
그 속에 있노라면
너무나 편안했고 확실했어
벽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거든
그러던 어느 날
저 머리 위로 떠오르는 빛을 본거야
빛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떠나갔어
나는 조금 더 긴 시간 마주하고 싶었지만
고개를 돌릴 수도 발을 뗄 수도 없었어
두려워졌어
회의가 찾아왔고 숨이 막힌 것 같았지
하지만 멈출 수 없었어
여전히 집은 필요했거든
다만, 이제 나는 창문을 열어 두려고
높게 쌓아올린 벽을 조금씩 부숴
침묵이라는 이름의 구멍을 뚫어
저 먼 곳을 바라보려고
우리의 터전에서.
“언어란 매혹적인 빛을 발산하는 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