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만난 사이 2

Someone gone, Someone come

by 아코더

여러분의 카톡 친구는 몇 명 이신가요? 회사를 이직하면서 저는 수십 명의 회사 동료들을 정리했습니다. 정리의 기준은 간단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종종 만나거나 만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남겨두는 것이죠. 그 외에는 숨김 친구로 바꿔 두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그마저도 숨김 친구 목록 에서 삭제를 했습니다.


인생의 때에 따라 가는 사람이 있고 오는 사람이 있지요. 내 생활에 들어온 많은 사람들이 영원할 것 같이 기쁨과 고통을 나누지만 그 또한 짧은 순간이라는 것을 이렇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새삼스레 깨닫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농담 따먹기하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데요. 정이 드는 만큼 언젠가 찾아 올 헤어짐이 두렵기도 하지만,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주변 친구들을 최대한 긍정적인 눈으로 보려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제 옆자리 짝꿍이 된 친구를 소개합니다.



오늘 아침 레얀이 커피 마실 때 같이 먹으라고 준 사우디 과자 '마무'

그의 이름은 레얀 입니다. 레얀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열혈 청년인데요.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에는 사우디 사람을 트레이닝하기 위해서 채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레얀도 트레이니 채용 형태로 입사를 하게 된 것이지요.

레얀은 모델 섭외를 받을 정도로 멋진 체격에 피부색이 매력적인 흑인입니다. 한국어, 아랍어, 영어를 두루 잘하는 레얀과는 한국어로 늘 대화하는데요. 최근에는 레얀을 통해 아랍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듯이 쓸 줄은 몰라도 말만 떠듬떠듬 따라 하며 배우는 수준인데요. 바쁜 와중 틈틈이 활력소가 되는 레얀의 막간 아랍어 강의를 통해 배운 아랍어를 고객사인 사우디 아라비아 엔지니어들에게 써먹기도 합니다.


고객사 사무실


예를 들면 아랍어로 빨리빨리 를 얄라 얄라 혹은 브솔라 라고 합니다. 그런 말을 배우고는 고객사와 회의가 끝났을 때, 고객사의 요청 사항을 빨리빨리 확인해 주겠다는 의미로 "얄라 얄라!"라고 내뱉으면 고객사 엔지니어들은 웃으며 화답합니다.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때마다 못 알아듣게 될 때에 대한 부담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갖게 되는데요. 이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랄 게 별게 있나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일로 만난 사람 대 사람의 관계 이니까요.

언젠가 레얀도 떠나도 발주처도 떠나고 이 프로젝트도 끝나는 날이 온다는 걸 알면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하루하루가 재밌는 일들로 채워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용기만 있다면 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친구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일터에서 발생하는 많은 스트레스가 줄어들 테지요. 결국 일로 만난 사이 가운데 발생하는 문제가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되니까요.


오늘도 크게 한번 외치며 퇴근합니다. 가 보자고~! 해 보자고~! 얄라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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