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만난 사이 3

사후세계에 대하여

by 아코더

일로 만난 사이 1화 에서는 플랜트 라는 업무속에서 접점을 갖게 되는 사이를 소개했고, 2화에서는 사우디에서 유학 온 트레이니 레얀을 소개했지요. 마지막 3화에서는 리더쉽을 주제로 제가 만났던 선배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가보겠습니다.


스물여덟에 입사했다 치고, 정년까지 일한다면 대략 30년간 일하게 됩니다. 30년을 다 채우고 정년이후에 까지 일하는 분들을 사후세계에 산다고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하는데요. (여기서 사 는 죽을 사 가 아니라 일 사 자를 의미합니다.) 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을 합해도 16년이고 그 세월도 길게 느껴지는데 30년동안 일을 한다니 아득히 먼 훗날 이군요.


그렇게 긴 세월을 살아낸 사후세계의 부장님들중 생각나는 부장님들이 몇 분 계시는 데요. 물론 존경할만 한 분들입니다.


1. 영어를 잘 쓰시는 부장님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대선에서도 대선후보 중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후보는 단 한명이라고 모 후보를 홍보하는 영상을 보았는데요. 영어를 잘 쓰는 상급자들에게서 광채가 뿜어져 나옵니다. 물론 제가 공과대학 출신이라 영어에 약해서 그럴지 모르겠는데요. 나이드신 부장님이 영어를 자연스레 구사하고, 멋드러지게 메일을 쓰는 걸 보면 그 부장님을 다시 보게 될 정도입니다.


2. 을 적게 하시는 부장님

팀원들이 모두 모이는 대규모 회식자리에 가면 의자에 앉기 전 자리 탐색을 하며 눈치 작전을 벌입니다. 어느 자리에 부장님이 앉을까 하고 궁리하다 가운데에 부장님이 앉을 거라 계산하고 맨 구석에 자리를 차지해 앉았는데 아뿔싸! 그 맞은편에 부장님이 앉게 됩니다. 눈치 작전 실패인 거죠. 대개의 부장님은 라떼 한잔을 손에 드시고 화를 이끌어 니다. 물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안되겠지만요. 그러한 가운데 맞은편에 앉은 부장님이 말씀은 덜하시고 고기굽기를 자처하신걸 보게 됩니다. 갑자기 존경심이 솟아나게 되지요. 그런 부장님을 위해서 오래오래 같이 일할 수 있도록 건강을 빌어드리게 됩니다.


3. 경험을 나누는 부장님

3가지 중 가장 워너비가 3번입니다. 무덤까지 가져갈 요량으로 자신의 경험을 꽁꽁 숨기는 부장님들이 있습니다. 물론 기술직군이라서 더 두드러지는 특징일 수 있겠는데요. 회사에서 일을 하며 얻게 된 경험을, 달리 말하면 회사에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경험인데, 또 달리 말하면 회사에서야 오롯이 써먹을 수 있는 경험인데 며느리도 안가르쳐줄 양념비법인 마냥 감추는 분들이 있습니다. 요즘에야 구글신의 위력으로 많은 노하우들이 오픈소스로 열려있긴 한데, 꼭 감추려는 부장님들이 계셨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부장님이 몇몇 떠오르는 데요. 그렇게 경험을 나누지 않는 부장님과 적극적으로 경험을 나누는 부장님을 나란히 보노라면 같은 부장 월급을 타고 지내는데도 왜 다르게 행동할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서 되뇌이게 되지요. 꼭 나는 경험을 나누는 사람이 될 거야 라고요.


이 글을 쓰면서 새삼 만났던 좋은 부장님들이 떠오릅니다. 모두 일로 만난 사이인지라 고유의 성격과는 다르게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기분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로 만난 사람에 대해 상기하는 일 중 가장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바로 선배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내 주변에 감사한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상사를 만나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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