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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구름 Nov 05. 2024

다이어트하면서 기적을 저금한다.

8월 8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저녁 금식, 운동]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심플이지 다이어트

8월 둘째 주(84~810) 체중 변화:

65.3kg ---> 63.8kg (1.5kg 감량)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2~810):

69.5kg----> 63.8kg (5.7kg 감량)

831일까지 감량 목표: 6.4kg / 63.1kg (순항 중!)        





       

88일 목요일      


아침:

꿀호떡 2개,

아이스 라테


간다, 단탄지 점심:

감자탕,

콩나물무침,

열무김치


간식(14시):

블랙 자몽티 아이스


저녁: 안 먹음      



꿀호떡, 아이스 라테


감자탕, 콩나물무침, 열무김치






운동 1. 도보 40분

운동 2. 모닝 스트레칭(체조)     





 

아침 공복 체중.. 64kg           




다이어트하면서 기적을 저금하고 있다.      


#1.

어제 케이가 단골 감자탕 집에서 감자탕을 포장해왔다.

케이가 또!!??!!??     


“맛있겠다!”

“배고프면 자기도 먹어.”

(진심으로... 놀리는 건가...)


아니. 케이는 사람을 놀리지 않는다. 장난 같은 거도 치지 않는다. 진실하고 수더분한 사람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밥에 그 나물’로 점심을 때울 나(나름대로 나는 꽤 잘 챙겨 먹고 있음에도)를 생각하는 케이의 마음이다.  


케이가 천연덕스럽게 권했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참았다.(감자탕의 유혹을 뿌리치다니, 놀라운걸.)


다이어트가 잘 되고 있다. 어제 아침 64kg이 되었다. 초(60-63), 중(64-66), 말(67-69). 63kg대로 들어가고 싶은 기분 좋은 기대감이 감자탕 먹고 싶은 식욕을 눌러주었다. 60킬로그램 초반의 체중이라면 만족할만하다. 나는 기운 넘치고, 에너지가 차있고, 활력 있는 튼실한 나도 꽤 마음에 든다.(다이어트하는 김에 조금 더 뺄 생각이지만)


케이 덕분에 점심으로 감자탕을 먹는다. 먹으면서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안 먹길 잘했어. 잘 참았어.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64kg이지만, 이번 주는 틀림없이 63kg 대가 된다. 1킬로그램씩 체중을 줄여가는 성취를 할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다. 이런 마음이 자존감이겠지. 자존감이 단단해지고 있다. 단단한 자존감이 말한다. 더 빼보자.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네가 원하는 만큼.      


#2.

저녁 금식은 처음엔 굶는 것 자체로 힘들다. 우선 배가 고파 힘들다. 조금만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것이 힘들다. 딱 한 입만 먹고 싶어도, 한 입조차 허락되지 않아 힘들다.  


하지만 신기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저녁 금식하는 게 익숙해진다. 배고픔이 덜해지고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덜해진다. 하느님이 내 다이어트를 도와주시나? 그럴 리가. 하느님이 그렇게 한가할 리가. 하느님은 내가 다이어트하고 있는 줄도 모르실걸. 신기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더 신기하고 놀라운 점이 있다. 저녁을 굶는데도, 두 끼 밖에 먹지 않는데도 에너지가 더 생긴다. 운동을 해서겠지? 몸이 가벼워지고 활력이 생긴다. 부대끼는 속이 괜찮아진다. 낮 동안 무얼 먹어도 저녁 금식을 하는 동안 속이 진정된다.


차분한 마음으로 저녁노을 바라보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영화 보고, 책 읽는 동안 명상이 된다. 저녁을 굶었을 뿐인데 몸이 편안하다. 속을 비우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녁 금식하는 고요하고 평안한 저녁. 하루 일과를 저녁 금식으로 차분하게 정돈한다. 내일을 기대하며.   

  

#3.

다이어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좀 더 잘해보자는 마음이 생긴다. 예전보다 과식을 덜하게 된다. 아주 소식을 하는 것 아니지만 적정량의 식사를 하게 된다. 더 먹을까, 하는 마음이 잠깐 들다가도 굳이? 더 안 먹어도 될 거 같은데, 잘 먹은 거 같은데, 적당히 먹은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며 수저를 놓게 된다.


이런 마음은 과식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다이어트로 자제력이 생긴 거라고 생각한다.


매일 다이어트 다이어리(D.D.)를 쓰다 보니 식사량과 체중의 관계, 음식 종류와 체중의 관계, 군것질과 체중의 관계, 달달한 음료와 체중의 관계에 대해 눈이 떠졌다. 저절로 수저를 놓는다. 적당히 먹은 것에 만족감이 든다. 나 자신이 뿌듯함을 느낀다. 다이어트가 점점 더 재밌어지고 있다.  

   

#4.

- 달달한 음료를 마시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게 된다.

- 과자, 군것질 섭취를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 과식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샐러드와 같은 채소를 자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미움을 오래 간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그때그때 훌훌 털어버리겠다는 생각을 한다.

- 매일, 조금씩 부정적인 기억을 덜어내겠다는 생각을 한다.


- 대수롭지 않게, 살아가기로 한다.


- 나에 대해 생각한다.

- 삶아 있음에 감사한다.

- 감사함에 대해 생각한다.      


#5.

나는 타인에게 위로를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타인에게 인정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타인에게 사랑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


나는 나를 위로한다.


나는 타인의 인정이 없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나는 타인의 사랑이 없어도 사랑을 한다.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내 행복은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외부 자극에 상관없이,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것처럼, 안락하지만 단단한 태초의 보호막, 어머니의 자궁에서 유영하는 것처럼, 나는 편안하다.      


◎ 다이어트로 살만 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명상 같은 다이어트를 한다. 약 6개월 동안 과거의 습관을 돌아보며 몸과 마음의 체질을 개선한다. 살이 빠지는 체질,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개선하는 중이다. 분노, 우울, 좌절, 실망, 미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덜어내는 체질로 개선하는 중이다. 상처가 쌓이지 않는 체질로 개선하는 중이다. 상처받았다더라도 반드시 회복하는 체질로 개선하는 중이다. 긍정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몸과 마음, 겉과 속, 앞과 뒤 모두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다.   


누가 권해서가 아니고,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의 놀림이나 조롱, 비웃음, 잔소리 때문이 아닌 행위. 나 스스로 하는 생각, 내 스스로 드는 생각. 나를 위한 좋은 생각들을 길어내고 있다.


나를 위해, 나에게 좋은 이런 마음들이 스스로 생겨나는 것이 신기하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이어트와 상관없이, 나에게 좋은 행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점점 더 나를 다듬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기적을 믿는 나에게 이 모든 것은 작은 기적이다. 홀로 다이어트를 해내는 동안 안에서 기적이 차오른다.

 

다이어트 다이어리(D.D.)엔 매일 무얼 먹고, 얼마큼 운동하고, 체중은 얼마가 빠졌고, 얼마나 나가는 것 이상의 것들이 기록된다. 비워도 비워도 가득 채워지는 다이어트 다이어리, 한 번 작성해 두면 마르지 않는다. 다이어트 다이어리에 자존감, 기적, 미래, 단단한 나를 저금하고 있다. 다이어트 다이어리에 기록된 기적은 나만 꺼내 쓸 수 있다. 나는 이걸 아낌없이 팍팍 써버릴 거다.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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