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행복
#만족하는 삶 #긍정 마인드
하루에 반드시 찾아오는 세 가지의 행복이 있다.
첫 번째는 맛있는 식사를 할 때
두 번째는 (산책/운동하고) 샤워할 때
세 번째는 자려고 누웠을 때
다른 종류의 행복도 많지만 이 세 가지 행복은 매일 반드시, 어김없이 찾아온다. 외부 자극이나 주변 환경,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행복도 아니다. 아무것에 상관없이 오롯이 나에게 찾아오는 행복, 내가 느끼는 큰 행복, 큰 만족.
행복 ≒ 만족?
나는 쉽게 만족한다. 그 결과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간혹 당황스러운 일도 일어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대체로 행복감으로 충만한 시간을 보낸다. 나는 만족과 행복이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만족은 행복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만족이 행복의 조건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만족하면 행복하고, 만족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만족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한다. 그 반대의 경우, 만족하지 않지만 행복한 경우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영상 하나가 소개되었는데 매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뇌가 잘못된 거라는 썸네일이었다.
어쩌면 나는 뇌가 잘못된 걸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시시한 것에도 만족을 느끼는 바보 같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밥을 먹을 때 행복하고, 샤워할 때 행복하고, 자려고 누웠을 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데 이런 나의 행복은 가식적인 걸까. 나는 이런 거에 진짜 행복한데. 이런 종류의 시시한 행복을 느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케이가 그렇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북돋운다. 힘을 준다. 괜찮다고, 위로한다.
만족하는 것 외엔 선택지가 없다.
만족하는 삶 vs 만족하지 못하는 삶
만족은 현재의 삶에 체념 또는 패배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내 모습, 내 처지, 내 상황이 꿈꾸던 것과 다르고, 기대와 다르더라도 만족한다는 점에서 이긴 것과 다름없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 자극, 환경, 관계의 영향을 받는 삶에서 온전한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다.
만족하는 삶 vs 만족하지 못하는 삶
나는 만족한다. 그것이 오늘 내가 선택한 내 삶의 태도다. 나는 오늘 일찌감치 강아지와 아침 산책을 다녀왔다. 산책을 하며 부지런히 시간을 보내보자, 생각하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광화문에 갔다. 경복궁역에 내린 시간은 9시 55분. 막 역사 밖으로 나왔더니 경복궁에서 ‘곧 수문장 교대식을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을 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행운이었다. 뜻밖에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을 보는 행운을 누렸다. 아침 일찍부터 만난 많은 인파 속에 묻혀 그들이 감탄하며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았다. 북소리에 맞춰 가슴이 벅차올랐다. 15분간 이어진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언젠가 ‘혼자 알기엔 너무 아까운 나의 강아지’를 소개하고 싶어 강아지에 대한 글을 적었다. 카페에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아져 일어났다. 다시 걸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엔 집 앞 광장에 나가 몇몇 사람들을 만나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지런하게 시간을 보내자,고 마음먹은 대로 오늘 하루를 부지런하게 보냈다. 만족한다.
어느 날은 케이가 연차를 써서 평일 날 차를 타고 한 시간쯤 거리까지 나가 생선구이, 한식 등의 점심을 먹고 예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평일엔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발견하기도 한다. 세상이 이렇게 고요하기도 하구나, 고요한 세상을 부지런한 시계 초침처럼 움직이고 있었구나, 생각한다. 평일의 잔잔함 속에서 모든 순간이 몹시 만족스러웠는데 나는 이런 만족감을 행복이라고 느낀다.
어떤 날은 아무것(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지만 대단한 걸 하지 않고도 무사히 살아지고 있음을 만족한다. 어느 날은 보람 있는 삶을 살고자 무언 가를 하기도 하는데 대견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음을 만족한다.
결과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결과가 좋을 수도 기대 이하일 수도 있다. 결과가 없어도, 결과가 기대 이하여도 너무 큰 실망은 하지 않는다. 대신 다음을 기약한다.
오늘을 만족한다. 내일을 기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이 선물을 기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오늘만큼 내일이 좋다. 내일이 기다려진다. 내일이 궁금하다. 내일을 만족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무언가를 할 것이다. 어쩌면 만족스럽게 쉴 것이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만족할 것이다. 만족하는 삶은 포기나 패배가 아니다. 선택이다. 스스로 선택하고 만족하는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또 나아갈 것이다. 어김없이 만족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