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살아오면서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출산과 육아였다. 자유로움과 방랑벽이 넘치는 나는 결혼을 통해 자유분방함과 하고 싶은 일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두 번째로 어려웠던 것은 부부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부부관계가 어려웠던 이유는 둘만이 아닌 시댁과 친정식구들이 연합되어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카네기는 초년생 시절 교사와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화와 연설 기술을 강연하게 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고, 사례 중심으로 펼치는 강의가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해 인기 경영과 자기 계발 강좌를 개설했다.
카네기는 최고의 처세 컨설턴트로서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심리와 스트레스를 분석하여 인간관계론과 자기 관리론을 체계화시켰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고 카네기는 분석한다. 기술적 지식에 더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리더십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높은 보수의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이다.
성인들이 정말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조사해보니 ‘건강’과 ‘사람’이었다. 카네기는 인간관계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사용 가능한 교재를 열심히 찾았으나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카네기는 직접 연구하고 조사하여 교재로 완성해 냈다.
인간관계의 주제와 관련해 구할 수 있는 모든 글을 섭렵했다. 자료조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가며 도서관의 책을 다 읽었다. 심리학에 대한 두터운 전문서적도 통독했다. 잡지에 실린 수백 개의 글을 검토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전기를 뒤지며 모든 시대의 위인들을 연구했다.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위인 한 사람에 대한 100권 이상의 전기를 읽었다. 고대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친구를 사귀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했던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일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수십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면담하여 그들의 인간관계 기술을 연구했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보급했다. 그리고 수강생들이 이론을 적용해 보고 경험과 결과를 발표하게 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인간관계 이론을 실험하는 최초의 유일한 실험이 되었다.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상을 거쳤기 때문에 더욱 분명하고 확실한 인간관계의 원칙이 될 수 있다. 실제 카네기의 인간관계 원칙을 적용해 인생에 혁명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 사람들이 많았다. 그가 보급한 교재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으로 출간되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의 하이라이트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7가지 비결’이었다.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를 카네기는 가정 안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만큼 가장 가까울수록 어렵고 깨지기 쉬운 관계가 가족이다. 특히 피를 나누지 않은 남남이 결혼을 통해 한집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많은 스킬과 노력이 필요하다.
카네기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도 중요하지만 정말 인생의 행복을 안겨주는 인간관계가 가족이라고 결론을 맺고 있는 듯했다. 가장 기초가 되는 인간관계의 단위이면서 우리 삶에 민감하게 행복을 좌우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카네기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한 7가지 비결을 설명해 준다.
1. 잔소리를 하지 말 것
2.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 것
3. 비난하지 말 것
4. 진심으로 칭찬할 것
5. 작은 관심을 보일 것
6. 예의를 갖출 것
7. 조화로운 성생활을 유지할 것
거창한 비결이 제시될 것 같았으나 의외로 카네기의 행복한 가정을 위한 비결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심플했다. 하지만 소박한 7가지 비결을 지켜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카네기는 가정을 무덤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을 소개한다. 뜨거운 사랑을 거쳐 결혼에 이르러 부부가 되고 가정을 이루어도 사랑을 빠르게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 끊임없이 불평을 하고, 끊임없이 비난을 하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면 가정은 순식간에 초토화된 무덤이 된다.
너무도 유명한 작가인 톨스토이가 불평과 비난과 잔소리를 쉬지 않는 아내와 결혼했다. 그렇게 멋진 작품을 내고 유명한 작가였으나 그의 삶은 비극으로 종료되었다. 결혼 때문이었다. 아내와 톨스토이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결혼 토기에는 행복했으나 48년이 지나게 되자 톨스토이는 아내를 쳐다보는 것도 싫어했다. 마침내 톨스토이가 82세가 되었을 때, 가정의 불행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눈 내리는 밤 아내로부터 도망을 쳤다. 11일 후 기차 정거장에서 폐렴으로 죽은 채 발견이 되었다.
마지막 유언은 자신이 있는 곳에 아내가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톨스토이 부인이 끊임없이 잔소리와 불평을 하고 히스테리를 부린 결과였다고 카네기는 설명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잔소리를 할만하니까 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잔소리를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된다.
항상 맑은 날일 수 없다. 가정 안에서 때로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우박과 천둥이 치기도 한다. 태풍이 몰아치는 날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든지 잔소리와 불평과 원망의 언어는 잠시 보관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제시될 때까지 잔소리를 절제해야 한다.
가장 존경하고 애정 하는 아브라함 대통령의 결혼도 비극이었다. 25년 동안 링컨 부인은 끊임없이 잔소리로 남편을 괴롭혔다. 끊임없이 화를 터트리고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뜨거운 커피를 다른 사람이 보는데서 링컨의 얼굴에 끼얹을 정도였다니 참 대단하셨다. 그 결과 링컨은 House와 Wife는 있었으나 일을 마친 후 돌아갈 Home이 없었다. 링컨은 열악한 지방 호텔이 더 낫다 여길 정도로 아내와의 삶이 힘들었다.
잔소리의 친구는 비난이다. 잔소리가 길어지다 보면 결국 탓을 하면서 비난을 하게 된다. 달콤한 꿈이 이혼이라는 바위에 깨지는 이유를 연구했던 도로시 딕스는 미국 전체 결혼의 50%가 실패라고 단언한다. 이혼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비난이었다. 진소리의 강도가 세지면 비난의 화살이 장전된다.
행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비결로 카네기는 결혼 후에도 예절을 지키라고 조언해 준다. 배우자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혼 후에도 예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강조한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 부부일수록 거리를 두고 예의를 지키는 매너가 중요하다.
예의를 지키지 않는 ‘무례함’을 ‘사랑을 집어삼키는 암’이라고 정의하는 카네기는 결혼 생활에서 예의는 자동차의 윤활유 역할과 같다고 설명한다. 사업장과 직장에서 고객이나 파트너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 가까운 부부에게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되는 것을 강조한다.
나는 잔소리를 무척 싫어한다. 누가 나에게 시키기 전에, 누가 지적질을 하기 전에 나는 나의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미리 해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는 타인에게도 잔소리하는 것을 싫어한다. 결혼해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아내로서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부부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고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를 찾아본다면 잔소리하지 않는 내 성격도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또 하나 결혼 후 부부 갈등이 있고 전쟁이 있더라도 나는 시댁이나 친정을 절대 관여시키지 않는다. 부부 문제는 부부 울타리 안에서 해결하고 풀어가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서로의 집안과 가족에 대한 비난을 절제했다. 그래서 카네기의 결론에 무한 공감이 되었다. 순간순간 부부가 살다 보면 잔소리하고 싶은, 비난하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